바야흐로 ‘디저트’의 시대다. 거리를 걷다 보면 디저트만 취급하는 가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배부르게 식사한 후 케이크와 초콜릿으로 당을 보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보기 좋고 맛도 좋은 디저트를 즐기는 것은 이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디저트 마니아, 단맛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점점 더 다양해지는 국내 디저트 메뉴들은 이미 꿰뚫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디저트의 세계는 넓고,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디저트 메뉴도 많다. ‘디저트 좀 안다’는 사람도 잘 모른다는 세계의 특이한 디저트를 소개한다.
◆일본=앙미츠
앙미츠는 팥과 흑설탕을 이용해 만든 일본의 전통 디저트다. 팥빙수와 비슷한 모습을 하지만 우유나 얼음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팥과 깍둑썰기를 한 과일, 우뭇가사리를 담은 다음 떡, 꿀, 아이스크림으로 토핑을 한다. 화과자의 일종이며 1930년대 긴자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토핑으로 올라가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휘핑한 생크림을 얹은 경우 크림 앙미츠, 흰색 경단을 얹으면 경단 앙미츠, 각종 과일을 얹으면 과일 앙미츠로 부른다. 식감은 단단한 젤리 같으며 맛은 팥빙수와 비슷하다.
◆중국=탕후루
산사나무나 명자나무 열매를 긴 나무 막대에 꿰어 달콤한 시럽을 묻혀 굳힌 탕후루는 중국의 인기 간식이다. 요즘은 딸기, 키위, 바나나, 토마토 등 여러 가지 과일로 만든 탕후루도 나온다. 몸의 열을 내려주고 피로 회복 및 식욕 증진 효과가 있다고 하여 대표 간식으로 꼽힌다.
본래는 송나라 때 시작된 황궁의 음식이었다. 병에 걸린 황귀비가 어떤 약을 써도 낫지 않자 한의사가 나무 열매와 설탕을 함께 달여 식전에 5-10개씩 먹게 했다. 그러자 완쾌했다. 이후 이 소식이 민간에 알려지며 백성들이 산사에 긴 나무를 엮어 팔기 시작했고 이것이 탕후루의 유래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까르또쉬까
러시아 디저트 까르또쉬까는 감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러시아 전통 과자를 분쇄해 분말로 만든 뒤 연유와 설탕, 카카오 분말, 계피 분말 등을 섞어 감자 모양으로 만든 대표 디저트다. 취향에 따라 견과류와 크림으로 토핑을 올리기도 한다. 생긴 것은 크로켓과 비슷한 타원형이며 쫄깃한 식감을 갖고 있고 맛은 달달하다.
◆아랍=바스부사
바스부사는 중동, 발칸반도,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즐겨먹는 달콤한 맛의 아랍식 케이크다. 밀의 배아를 굵게 갈아 체에 내린 다음 기호에 따라 요구르트, 계란, 우유 등을 첨가해 반죽을 만든 후 오븐에 굽는다. 반죽이 구워질 동안 설탕 또는 꿀에 오렌지, 계피를 넣고 끓여 케이크에 뿌릴 시럽을 만든다.
시럽은 케이크 시트를 흠뻑 적실만큼 넉넉하게 뿌린다. 구워져 나온 케이크에 시럽을 듬뿍 뿌린 다음 시트가 시럽을 완전히 흡수하면 견과류나 코코넛칩을 올려 장식한다. 근래에는 반죽에 코코넛가루를 사용해 바삭거리는 식감을 더하기도 한다.
◆칠레=모테 콘 우에시요
모테 콘 우에시요는 옥수수 알갱이와 삶은 보리, 말린 복숭아가 들어간 칠레의 음료다. 우리나라 수정과와 같은 음료로 칠레의 대표적인 디저트다. 칠레 시내 길거리에서 많이 판매하며 대중적인 만큼 저렴한 값에 맛볼 수 있다. 특유의 시원함과 달달함이 매력적이다.
◆프랑스=크로캉부슈
크로캉부슈는 프랑스어로 ‘입안에서 바삭거린다’는 뜻이다. 프랑스에서는 웨딩케이크이자 고급 전통 디저트로 사랑받고 있다. 생크림, 초코크림 등이 들어간 여러 가지 슈를 층층이 쌓아 트리 모양을 만들고 위에 시럽을 뿌린다. 마무리로 과일 장식을 올리기도 한다.
영화 ‘앤티크’,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등장해 한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작은 슈나 마카롱을 트리 형태로 올려 간단하게 디저트로 즐기는 것이 유행이다.
◆오스트리아=자허토르테
자허토르테는 초콜릿 스폰지 케이크에 살구잼을 넣고 진한 초콜릿을 입혀 만든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케이크이다. 1832년에 오스트리아 사람인 프란츠 자허가 처음 만든 케이크로, 초콜릿의 씁쓸함에 살구잼의 새콤함이 대비된 맛이 특징이다. 촉촉한 휘핑크림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또 자허 토르테와 함께 오스트리아에서는 린처 토르테가 있다. 린처 토르테는 아몬드나 헤이즐넛 등의 견과류를 넣고 반죽한 페이스트리 껍질 위에 라즈베리 등의 과일잼을 채워 파이처럼 구워낸 디저트다.
◆스페인=투론
투론은 땅콩, 아몬드, 마카다미아 등에 꿀을 넣어 굳힌 캐러멜 과자로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전통 디저트다. 주로 크리스마스 시기에 즐겨 먹는다. 아몬드를 갈아서 조리하는 히호나 투론, 견과류 알갱이 그대로 만드는 알리칸테 투론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견과류 및 향신료를 활용한 여러 종류의 투론이 있다.
투론의 기원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한다. 첫 번째는 스페인의 이슬람 지배시기에 전해졌다는 설로 중동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꿀과 아몬드 등의 견과류를 생산해왔다는 것. 다른 하나는 ‘투로’라는 이름의 바르셀로나 요리사가 기근에 대비해 보존이 용이하고 열량이 풍부한 비상식량을 만들면서 시작됐다는 설이다.
◆터키=바클라바
바클라바는 종이같이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을 겹겹이 쌓아 그 사이에 호두, 피스타치오 등의 견과류를 채우고 달콤한 시럽을 듬뿍 부어 만든 터키의 전통과자다. 밀가루를 반죽해 최대한 얇게 밀은 후, 녹인 버터를 바른다. 기호에 따라 땅콩, 마카다미아, 호두, 캐슈넛 등과 같은 견과류를 부숴 올린다.
완성된 파이 위에 설탕을 녹여 만든 달콤한 시럽을 붓는데, 취향에 따라 바닐라향을 첨가한 시럽이나 꿀로 대신하기도 한다. 식감은 바삭하며, 매우 달콤하고 사이사이에 견과류가 들어가 고소하다. 터키 식당이나 길거리 카페 등에서 각종 요리, 음료와 함께 판매하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캐나다=나나이모바
캐나다에서는 카페마다 나나이모바를 만날 수 있다. 나나이모바는 초콜릿과 견과류를 섞은 바삭한 층 위에 바닐라 커스터드를 얹고 다시 얇은 초콜릿을 올려 세 층으로 구성한 디저트다. 바닐라 커스터드 이외에 민트, 땅콩버터, 모카를 넣은 것 등이 있으며, 한 입에 넣을 만큼 자그마한 것부터 손바닥만 한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1950년대 밴쿠버 섬의 나나이모라는 도시에 살던 메이 벨 젠킨스가 처음 만들었고, 이후 나나이모의 많은 커피숍에서 나나이모바를 팔면서 유명해졌다.
◆아르헨티나=알파호르
우리나라 초코파이와 닮은 알파호르는 남미지역의 대표 파이이다. 알파호르는 바삭한 식감의 과자에 우유캐러멜을 발라 만든다. 그 위에 초콜릿을 입히거나 슈가파우더를 뿌리기도 한다. 알파호르는 아르헨티나의 국민간식으로 불릴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알파호르 인기 비결은 가운데에 들어가는 진득한 시럽에 있다. 이 시럽은 ‘둘쎄 데 레쩨’라고 불리는 유명한 전통시럽이다. 우유, 설탕, 바닐라, 소다를 넣고 끓인 뒤 식히고 굳힌 캐러멜 잼이다.
◆헝가리=키르토쉬칼라취
굴뚝을 닮은 특이한 모양이 인상적인 키르토쉬칼라취는 헝가리 중앙부에서 만들어 먹던 과자다. 헝가리에서 유래한 이 과자는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에 전해져 독일에서는 나
보통 막대에 밀가루반죽을 말아 설탕물을 입혀 오븐에 구워낸 뒤 견과류나 초콜릿 가루들을 입혀 만든다. 역사적으로는 바비큐로 고기를 꿰었던 막대에 밀가루 반죽을 말아 구웠던 것이 과자의 기원이라 전해진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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