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구원투수 '안 선생님'은 누구?
↑ 대우조선해양/사진=연합뉴스 |
"안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연방 감사 인사를 하는 '안 선생님'은 그리스 최대 선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68)을 말합니다.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에 대한 대우조선식 호칭에는 친근감과 고마움이 잔뜩 배여 있습니다.
위기 때마다 과감한 발주로 대우조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지난 9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박람회 기간 대우조선에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등 총 5억8천만달러(약 6천700억원) 상당의 선박들을 주문했습니다.
올들어 '수주 제로(Zero)'에 막힌 회사로선 전혀 예기치 못했던 '단비'였습니다.
이는 올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계약 중 최대 규모이기도 합니다.
이번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발주는 회장의 과감한 결정 덕분이었습니다.
"좀더 기다리면 좀더 낮은 가격에 발주할 수 있다"는 주변의 얘기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동안 대우조선과 쌓아온 관계와 대우조선이 현재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감안해 발주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안 선생님'은 대우조선의 3번째 구원투수가 됐습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과 대우조선과 인연은 199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대우조선에 88척의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 등 각종 선박을 발주할 만큼 단골입니다.
현재도 안젤리쿠시스 발주 선박 25척이 건조되고 있습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과 30여년의 인연을 맺어오면서 위기 때마다 과감한 발주로 대우조선에 회생의 전기를 마련해 줬습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로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대우조선이 대외적인 위기에 봉착했을 당시에도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2001년까지 9척(초대형원유운반선 5척, 벌크선 4척)의 선박을 발주함으로써 첫번째 구원투수가 됐습니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선박 금융시장이 경색국면을 맞았을 때에도 올해와 같은 수주 제로 시기가 있었습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6척(LNG선 2척, 벌크선 4척)의 선박을 발주해 두번째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글로벌 선박 발주국가인 그리스에서는 맏형격인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발주에 나서면 다른 그리스 선사들도 발주에 나서는 게 보통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른 그리스 선사들이 잇달아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우조선의 분석입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90년대 IMF사태, 2000년대 리먼 사태 등에서 선도적인 발주로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우조선 관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1947년 설립됐습니다.
현재 외동딸인 마리아 안젤리쿠시스가 아버지의 경영을 돕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