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대기업 최초 호봉제 전면 폐지…생산직 100% 성과주의
↑ LG이노텍 호봉제 폐지/사진=연합뉴스 |
LG이노텍(대표 박종석)이 생산직 현장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해온 호봉제를 전면 폐지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의 인사실험입니다.
LG이노텍은 생산직 현장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연공 중심의 호봉제를 폐지하는 대신 그동안 사무·기술직에만 적용돼온 성과·역량기반 인사제도를 확대 도입했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
호봉제가 폐지되는 대상자는 생산직 현장사원 4천332명입니다. 전체 직원의 52%입니다.
LG이노텍은 이로써 사무·기술직(4천12명)을 포함한 전 직원(8천344명)에 대해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적용하게 됐습니다.
LG이노텍의 이번 인사실험은 국내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산업계와 노동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에서 생산직을 대상으로 인센티브제와 호봉제가 혼합된 형태의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100% 성과주의 인사체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LG이노텍은 모든 현장직의 임금·평가·진급·교육 체계를 성과와 역량 중심으로 재편했습니다. LG이노텍 사측과 노동조합(위원장 김동의)이 지난 2년여간 긴밀한 협의와 검토를 거쳐 세부기준까지 최종합의에 도달했습니다.
LG이노텍은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기존 연공 중심 호봉제로는 변화된 제조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데 노사 양측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습니혔다.
LG이노텍은 "최근 생산현장은 공정 전문화와 제품 라이프 사이클 단축으로 근속연수보다는 빠른 업무 적응력과 전문 직무역량이 요구된다"며 "양측이 근속연수가 아닌 성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때 지속적인 역량향상과 동기부여가 가능하며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부연했습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 기판소재, 모터·센서·통신모듈 등 차량부품, LED(발광다이오드) 등을 생산합니다.
국내에는 구미, 광주, 오산, 청주, 파주 등에 사업장을 운영 중이며 해외에는 중국 옌타이 등에 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호봉제 폐지에 따라 생산직 현장사원도 성과·역량에 따라 임금인상률이 차등 적용됩니다.
회사 측은 기본임금 외에 성과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합니다. 혁신활동 우수자와 생산성 향상 직원에게는 수시 인센티브로 성과 창출 즉시 보상을 하기로 했습니다.
팀워크 중요도를 고려해 평가 상위 10% 조직에는 '우수 라인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따라서 성과 우수자는 기본 인상률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받고 추가적으로 성과 인센티브, 수시 인센티브, 우수 라인 인센티브까지 포함해 최대 연봉의 30%까지 임금을 더 받을 수 있게 됩니다.
LG이노텍은 인사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현장 팀장과 임원이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위원회는 생산성, 품질, 아이디어 제안 실적 등을 분석해 기여도를 평가합니다. 직원이 평가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은 "성과·역량기반 인사제도는 공정한 평가가 선행될 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LG이노텍은 생산 현장직 사원이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하는 발탁진급제도 대기업 최초로 신설했습니다.
또 직무전문성을 높이도록 현장직 교육체계를 강화합니다. 기술·품질·공정교육과 어학·경력설계 등 자기계발 과정을 운영해 연간 최소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고도 성장기에 자리잡은 호봉제는 임금 변동성이 약해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성과와 역량중심 인사제도 도입은 직원의 업무역량 강화와 생산성 향상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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