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버스에는 대부분 울산의 한 석유화학회사 퇴직자 부부들이 타고 있었는데요.
숨진 10명 중 6명이 부부였습니다.
특히 부인을 눈앞에서 잃은 60대 가장도 이들 일행이었는데, 이번 주말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버스 승객들은 대부분 한화케미칼 퇴직자와 그 배우자들입니다.
1979년 입사 동기들인 이들은 은퇴 후 여행 동아리를 만들어 부부동반으로 중국에 여행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습니다.
▶ 인터뷰 : 버스 탑승객
- "중국 장가계에 4박 5일로 다녀왔다가 대구공항에서 버스 타고 내려왔어요."
사고 당시 탑승객 20명 중 운전기사와 여행 가이드, 2명의 퇴직자를 뺀 나머지 16명이 모두 부부였는데, 이 중 3쌍의 부부는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64살 김 모 씨는, 자신은 살았지만 바로 눈앞에서 4살 연하 아내를 잃었습니다.
유족들은 김 씨가 먼저 버스를 빠져나간 뒤, 아내를 구하려는 순간, 버스가 폭발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자기가 나와서 돌을 주워서 창문을 깼다고 하는데, 나오라고 창문을 깨니까 벌써 폭발하며 불이 붙어버렸다고 하네."
김 씨는 다가오는 일요일,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부인이 그립고, 또 미안해 식음마저 끊었습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엄마 없이 식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엄마 (시신을) 봤는가 봐요. 계속 우는데 마음이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퇴직 후에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남은 생을 함께 하려한 이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