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취업을” 청탁한 국책연구원 항소심서 집유

자신이 감독하고 있는 기관에 “아들을 취업시켜 달라”고 부정 청탁한 국책기관 선임연구원이 항소심에서 집행 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김성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정 모씨(58)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정씨 청탁을 받아 채용 기준을 바꾸고 필기시험 내용을 유출한 양 모씨(42)에게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정씨는 공적인 신분을 잊은 채 그릇된 욕심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잘못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씨는 직무상의 지위와 상하관계를 이용해 자신의 아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했으며, 양씨는 정씨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2011년 3월께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그리드사업단)의 국제협력팀장이었던 양씨에게 “서류전형 기준을 변경하고, 필기시험 내용을 유출해달라”고 부탁해 그리드사업단에 자신의 아들을 채용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당시 그리드사업단 감독기관인 지식경제부장관의 에너지정책자문관을 맡고 있었다.
검찰 조사 결과 해외 유학을 다녀온 정씨 아들을 위해 지원자격 기준에 ‘해외유학 경험’이 새로 추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정씨 아들은 필기시험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