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1일)는 71번째 경찰의 날이었습니다.
요즘 뭐만 하면 '고소하겠다'는 사람들 많죠.
너도나도 고소장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경찰들이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경찰서에 찾아와 경찰관에게 폭언과 욕설을 합니다.
"그러지 마시고 술 깨고 오세요."
"아 X 같은 소리 하고 있네."
20년 전 사기를 당했다며, 막무가내로 소동을 벌인 겁니다.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민원상담센터에서는 매번 이같이 고소를 하겠다는 민원인과 씨름이 벌어집니다.
"선생님 말씀하시는 거랑 고소장 내용이 다르잖아요. 누가 봐도 범죄피해 사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하루 평균 24명 이상이 고소장을 들고 찾아오지만, 10건 중 8건은 되돌려 보냅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센터에서 고소를 말리더라도 민원인이 원하면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는데요. 사건을 맡은 수사팀에서도 또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고소한 사람과 고소당한 사람까지 저마다 억울하다는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면 결국 고성이 오갑니다.
"저는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거든요. 자 원래부터 아는 사이었어요?"
우리나라의 인구 1만 명당 고소·고발 건수는 일본의 60배 수준에 이르지만, 실제 재판까지 가는 경우는 30퍼센트 수준입니다.
때문에 불필요하게 많은 민원인을 상대하는 경찰이 감정노동자가 됐다는 하소연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신재문 /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민원상담센터장
- "강력하게 접수의사 밝히는 경우에는 친절함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고소인 얘기 들어줄 수밖에 없고 불필요한 수사력이 낭비되는…. "
무조건 고소부터 하고 보는 문화를 바꿔 경찰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