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해경 3명 사상의 비극…참변의 원인, 너울성 파도는 무엇
↑ 동해해경/사진=연합뉴스 |
오늘(8일) 갯바위에 고립된 근로자와 이를 구조하려던 해경 특공대원 등 2명이 숨지거나 1명이 실종된 사고는 '너울성 파도'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삼척시 초곡항 인근 '촛대바위 해안녹색경관길 조성 사업'에 투입된 근로자 5명은 오후 들어 파도가 높게 일자 철수하던 중 갑작스러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이 중 1명은 바다에 빠졌고, 4명은 갯바위에 고립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사고 현장에 출동한 해경 특공대원 4명 중 3명도 구조 과정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결국, 근로자 구조에 나섰던 해경 특공대원 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나머지 1명은 골절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너울성 파도에 의한 인명피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9월 10일 오후 고성군 토성면 해변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형 A(10·속초시) 군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나자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동생(8)은 물 밖으로 끌어냈으나 형은 높은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2009년 1월에는 강릉 주문진항 북 방파제에서 산책하던 일가족 5명이 너울성 파도가 덮치면서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고 2명이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너울성 파도로 양양 지경리 해변에서 군 초소가 붕괴하고 강릉 정동진의 산책로는 맥없이 붕괴하는 등 시설물 피해도 엄청납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처럼 인명·시설물 피해가 큰 너울성 파도가 2014년 1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최근 3년간 동해안에서 매년 20∼40회 발생했습니다.
겨울철인 11월과 1월에 가장 많다. 이어 3월과 6월, 12월에도 많았습니다.
7월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동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너울성 파도로 말미암은 인명피해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연 4.6명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실종자가 23명, 구조·부상자가 32명에 이릅니다.
2015년 11월부터 지난 1월 사이 동해안 6개 시·군에서는 해변침식과 모래유실, 도로파손 등 51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국부적인 저기압이나 태풍 중심 등 기상현상에 의해 해면이 상승해 만들어지는 큰 물결을 말합니다.
바람을 동반한 일반 파도와 달리 바람이 불지 않아도 큰 파도가 발생하고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바람이 잔잔하다가 갑작스럽게 방파제와 해안가로 너울이 밀려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 구조물에 부딪히면 위력이 수십 배 커지게 돼 물놀이객은 물론 방파제를 걷던 관광객도 속수무책으로 파도에 휩쓸립니다.
훈련으로 단련도 해경 특공대원도 속수무책으로 휩쓸린 너울성 파도의 힘은 강력합니다.
3m 높이의 너울은 단위 면적당 1.5t의 힘이 작용합니다.
너울성 파도에 의한 인명·시설물 피해가 큰 이유입니다.
또 서해, 남해와 달리 동해안은 수심이 깊어 너울 전파에 유리합니다.
동해 상에 저기압이 위치해 북동기류가 지속하면 너울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을 형성합니다.
이에 따라 강원지방기상청이 동해안에서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동해 전 해상에 풍랑특보를 발효하면서 너울에 의한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특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