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AI, 가급류 소각할 곳 부족…대책 마련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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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 |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심각' 단계로 확산하고 있지만 차단방역 차원에서 살처분한 닭·오리를 처리할 소각시설이 크게 부족,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21일 충남도와 천안·아산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봉강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거의 매일 AI가 발생, 도내 6천267곳의 닭·오리농가에서 사육 중인 전체 가금류 4천795만8천여마리 가운데 6.4%인 307만8천여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이미 살처분이 끝난 농가를 통계로 잡은 것이어서 강제도태가 진행 중인 가금류를 포함하면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도 가축위생연구소 아산지소 긴급검역팀의 양성 판정에 따라 최근 가금류 8만4천여마리를 살처분한 천안시만해도 관내 산란계 267만2천여마리 가운데 238만9천여마리(89.2%)를 땅에 묻거나 소각처리작업을 끝냈거나 진행 중입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살처분은 농가의 직접적인 재산상 손실뿐 아니라 달걀 품귀현상 등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특히 농가들이 애를 태우는 부분은 폐사체를 처리할 방안이 마땅찮다는 점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해법이 살처분뒤 매몰하는 방법이지만, 워낙 많은 폐사체가 생기는 바람에 농가에서 파묻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부 농가는 지난 2014년 AI 파동 등 한두 차례 피해를 봐 농장부지에 살처분된 닭 혹은 오리를 묻은 전력이 있어 추가로 땅을 파고 묻을 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대규모 기업형 농장을 포함한 일부 가금류 농가는 소각처리(렌더링)가 불가피한데 처리시설은 도내에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에 있는 업체 단 한 곳뿐입니다.
평상시 도축장이나 육가공업체에서 나오는 소·돼지 부산물 등 폐기물을 고열로 처리하던 이 업체는 최근 AI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닭·오리 폐사체 소각까지 맡게 됐으나 엄청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250t 남짓인데 최근 대규모 양계장에서 살처분된 닭과 인근 아산지역 양계장에서 수거된 부화중인 달걀까지 반입되는 바람에 한꺼번에 580t이 쌓이기도 했습니다.
하루 20∼30t씩 들어오던 폐사체가 무려 25배 이상 폭증한 것입니다.
처리물량 증가로 일부 폐사체의 야적이 불가피했고, 여과되지 않은 폐수가 실개천으로 흘러 지난 18일에는 수신면 발산리 주민들이 수질오염 해결을 요구하며 집단항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주민 최모씨(52·수신면 발산2리)는 "닭·오리 썩는 냄새가 진동해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양계농가들의 아픔도 이해하겠지만 악취와 침출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공장을 가동해서는 안된다"며 "살처분했다는 닭이 일부는 죽고 일부는 살이서 공장 안팎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계농가 김모씨(64·아산시 신창면)도 "30여년 닭을 기르다가 올해 처음 AI에 감염돼 땅을 파고 살처분한 닭을 묻었지만 다른 집은 고밀도 저장용기인 FRP탱크 품귀현상을 빚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렌더링업체 관계자는 "행정당국이 폐사체를 갖다놓으면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 폐사체에 대한 위생처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악취나 침출수가 생기기 마련이어서 고민이 크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시 관계자는 "충남도에 소각처리시설이 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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