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는 장시호 같은 특혜 졸업의 천국이었네

‘비선실세’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연세대 재학때 학사경고를 3차례 받고도 제적되지 않고 졸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대에선 10차례 학사경고를 받고도 제적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 모두 115명의 체육특기생이 3차례 이상 학사경고를 받았음에도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차례 이상 학사경고면 제적’이라는 학칙을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연대에 모집정지 등 행정제재를 검토 중이지만 장씨 등에 대한 졸업취소 등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21일 교육부는 장 씨에 대한 학사관리 특혜의혹을 포함한 연세대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현장점검 및 특정사안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996∼2012년 체육특기자 685명 중 장씨를 포함, 모두 115명이 재학 중 3차례 이상 학사경고를 받았지만 학교측은 제적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98년 체육교육과에 입학한 장 씨는 1999년 2학기와 2001년 2학기, 2003년 1학기 등 3차례 학사경고를 받아 당시 학칙상 제적 대상자였지만 2003년 8월 졸업했다.
전반적인 부실 학사관리 실태도 드러났다. 한 체육특기생은 10차례나 학사경고를 받고도 졸업하는 등 모두 11명이 8번 이상 학사경고를 받고도 제적당하지 않았다. 재학 중 전학기를 학사경고만 받고도 무사히 졸업한 셈이다.
이같은 학사관리는 명백한 학칙 위반이다. 조사 대상 기간 당시 연대 학칙과 학사 내규는 ‘매학기 성적 평량 평균이 1.75 미만이면 학사경고를 받고 학사경고를 총 3회 받으면 성적 불량으로 제적된다’고 명시히고 있다. 연대는 이후 학칙을 개정해 2013년부터는 아예 체육특기자에 대한 제적 면제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졸업취소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법률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 제적조치를 받지 않은 115명에 대해 현시점에서 소급해 졸업취소를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체육특기생들이 졸업 이수 학점을 모두 취득했고 학사경고는 대학 자체 자율적 관리수단이며, 학교에서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었다. 즉 관리 책임이 있는 학교측 잘못이므로 학생에게는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60조 3항을 적용, 연대에 모집정지 등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총입학정원 10% 범위에서 모집정지가 가능하다. 구체적 제재 수준과 범위는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전국 17개 대학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점검을 마친 뒤 다른 대학 위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연대측이 ‘대학에서 학칙으로 정하는 과정을 마친 사람에게 학사학위를 수여한다’고 규정한 고등교육법 35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학칙에 따라 적정하게 학위를 수여해야할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측은 당시 관행이라고 해명하지만 학칙과 법령 위반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며 “학칙을 개정해 체육특기자 제적 면제조항을 신설한 것은 그동안 학칙위반 과실이 있음을 인지하거나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