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내연녀 직장 찾아가 모욕한 부인에 "손해배상하라"

유부남과 내연관계인 여성과 그 여성에게 모욕적 언행을 한 부인이 서로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내연관계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친 언행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이경희 판사는 남편과 내연관계를 맺은 B씨의 직장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고 모욕을 준 A씨에게 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또 "B씨도 A씨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A씨가 B씨의 동료들 앞에서 B씨의 사회적 평판을 저해할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위자료 산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씨의 행동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기존에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는 부분은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B씨는 재판에서 "A씨가 직장에 찾아와 '돈 때문에 남자를 만나는 것이냐', '꽃뱀이다', '니 밥줄 끊으러 왔다' 등의 말을 하며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B씨의 배상책임도 인정했다. 그는 B씨에게 "A씨의 배우자와 일반적이지 않은 친밀 관계를 유지해 혼인관계를 침해했다"며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과 B씨가 내연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남편과 불화가 생겨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3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남편과 B씨는 2015년 초부터 함께 국내외로 여행을 가고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7000여 건의 문자를 주고받는 등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A씨가 직장에 찾아와 소란을 부려서 직장을 그만두고 이사까지 가야 했다며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