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집회인 촛불집회가 열열린 가운데 집회참가자둘이 헌법재판소를 돌아 춘추관진입로를 돌고있다. 같은 낡 서울 대한문앞에서 탄핵반대집회인 일명 태극기집회가 열리고 있다.[이승환 기자] |
특히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날짜가 다가올수록 '탄핵에 찬성(찬탄)'하는 촛불측과 '탄핵에 반대(반탄)'하는 태극기측은 사활을 건 총력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최종 선고가 예상되는 3월 초가 여론분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지난 주말인 11일 체감 온도가 영하 6도 아래로 떨어진 한파 속에서도 촛불집회와 탄핵 반대집회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1일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열린 15차 촛불집회에 서울 75만명, 지방 5만6000명(연인원 포함) 등 전국적으로 8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로, 지난 14차 촛불집회 최종 집계 인원인 42만5000명과 비교해 2배 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지난해 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촛불집회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다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의 집회가 규모를 키워나가면서 여론의 반전을 꾀하고 있어, 위기의식을 느낀 시민들이 대거 광장을 찾아 촛불을 들었다. 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특검을 연장하고 헌재가 2월 안에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당장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촛불집회 본집회가 시작되기 4시간 전인 오후 2시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도 올 들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다.
'대한민국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12차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추운 날씨와 칼바람에도 노년과 장년층 참가자들은 두꺼운 겉옷과 장갑 등 방한 용품으로 무장하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집회 시작 예정시간인 2시가 다가오자 참가자들이 몰려 서울 광장과 대한문 일대, 서울특별시 의화 앞 인근까지 왕복 12차 도로와 인도를 꽉 채웠다. 주최측은 "대전, 대구, 부산 등 지역 회원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대거 상경해 약 210만여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210만명이라는 인원 추계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였지만, 시청 앞 인근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가운데 역대 최대라고 볼 수 있는 인파였다.
예전과 달라진 모습 중 하나는 그간 찾아 보기 힘들었던 모금함이 여러개 등장한 것이다. 태극기 집회가 청와대와 전경련 등 보수 진영에서 자금을 대는 '관제 데모'라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참가자들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넣는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이번 탄핵이 잘못됐음을 인식하는 국민들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라며 "특검이 현재까지 박 대통령의 혐의를 뚜렷하게 밝혀낸 게 없다는 사실이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초기 일부 참가자들의 폭력과 음주 등으로 몸살을 치르기도 했던 태극기 집회는 시간이 지날 수록 촛불집회처럼 평화분위기가 조성되고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하는 등 집회질서 문화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대변인은 "탄핵정국에서 탄기국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게 바로 비폭력"이라며 "태극기 집회는 영원히 평화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에는 자비를 털어 빵과 커피를 나눠주는 무료 봉사자들을 비롯해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을 유도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빵을 나눠주고 있던 이현주 포도나무 교회 집사는 "지금까지 태극기 집회에 수차례 나왔는데,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느꼈다"며 "그런 분들을 위해서 집 근처에서 빵을 사서 나와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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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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