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이 지인의 범죄 피해 상담을 받으려고 태연히 지구대를 찾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8일 낮 12시40분께 이모(34)씨가 경남 마산중부서 신마산지구대를 찾았다. 이씨는 자신의 지인이 사기를 당해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경찰관에게 자문을 구했다.
공교롭게도 한 경찰관은 이씨가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라는 생각에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이 경찰관은 며칠전 지구대 팀원끼리 SNS로 공유한 절도범 사진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휴대전화를 열어 남성의 얼굴을 확인했다. 이씨는 지난 4일 오전 7시5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사우나에서 지갑을 훔친 뒤 안에 있던 체크카드로 편의점에서 담배 한보루를 사면서 현장 CCTV에 찍힌 범인과 얼굴이 유사했다.
경찰은 이씨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남성을 의자에 앉게 한 다음 해당 영상을 보여주며 범행을 추궁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이씨는 영상통화로 연결된 편의점 주인이 "범인이 맞다"고 하자 결국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절도범이 자신의 인상착의를 기억한
이 씨는 "사우나에서 나오려는데 열린 옷장 사이로 지갑이 보여 가지고 나왔다"며 "지구대에서 잡힐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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