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등장하는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찍은 일당이 이 회장 측에 금품을 요구해 9억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 돈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CJ제일제당 부장 출신 선모씨(56)와 친동생 선씨(46) 등을 공갈 혐의로 28일 기소했다. 앞서 형 선씨는 지난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촬영)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6∼8월께 동영상을 빌미로 이 회장 측에 접근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억원과 3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과거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 때 드러난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선씨 등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건희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를 출입하는 여성들을 시켜 다섯 차례 동영상
이는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간 상속 재산 분쟁이 본격화한 시기여서 CJ 회사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까지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는 잡지 못했으며, 관련 수사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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