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살해 10대 소녀, 살인 전 피해자 동선 검색했다

인천 초등학생 유인 살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가해 10대 소녀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가 가능한 죄명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7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이웃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유기한 A양(17)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사체손괴죄, 사체유기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A양에게 적용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 2(약취·유인죄의 가중처벌)의 2항 2호는 법정최고형인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있다.
경찰이 최고 수위의 죄명을 적용한 이유는 A양의 범행을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A양은 경찰조사에서 "기억이 안 난다. 고양이를 괴롭혀서 죽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를 유인해 아파트 승강기에서 내릴 때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이동한 점,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유기에 소요된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한 점, 압수물 분석 및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피의자가 평소 살인·엽기적 매체에 심취해 있었전 점 등을 들어 계획된 범행으로 결론냈다.
경찰관계자는 "불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부인하고, 정신병 치료 사실이 있으나 살인 동기로는 보기 어렵다"면서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유인해 살인 및 사체유기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A양은 피해자가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할때 배터리가 소진돼 집 전화기를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집으로 데려왔다고 진술했으나 당시 전원이 켜져 있었고, 피해자를 만나기 전 공원화장실에서 휴대폰으로 피해자가 다니던 학교의 학교시간과 주간 학습 안내서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5분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한 공원에서 친구와 놀고 있던 초등학교 2학년 B양(8)을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해 16층 옥상 물탱크 건물 지붕 위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양은 '종류에 의한 목 졸림사'로 확인됐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