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증진법 시행을 앞두고 걱정도 많습니다.
지역사회가 퇴원하는 환자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각목을 들고 어슬렁거리더니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주변 여성들을 사정없이 공격합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 환자였습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의 하나인 조현병은 약물과 상담으로 충분히 치료 가능합니다.
역시 조현병 환자인 이 20대 여성은 집에 불을 지르거나 외출하면 바닥의 선을 밟지 않으려는 이상행동을 했지만, 치료를 받은 지금은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합니다.
▶ 인터뷰 : 조현병 치료 중 환자
- "바닥을 찍고 다니느라고…. 지금은 그렇게도 안 다니고 그냥 걸어다니고…. (웃음)"
이렇게 입원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정신질환 환자를 돕는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센터는전국에 241개소, 약은 먹는지 병원은 다니는지 돌보고, 사회복귀를 지원합니다.
취재진은 지역내 환자가 5백여 명에 이르는 종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직접 가봤습니다.
생일잔치나 장보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집집마다 정기방문을 해야 하지만 담당 인력은 불과 8명뿐입니다.
▶ 인터뷰 : 김은수 / 종로구 정신건강증진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
- " (하루에) 다섯 명 전후를 만나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지는 거죠. 다음 사람한테는 그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지는…."
어느 센터나 인력은 비슷하지만 환자가 700여 명에 이르는 자치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손지훈 /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장
- "많은 전문가가 사회로 복귀하는 많은 환우를 위해 활동할 수 있게 지원이 있었으면…."
오는 30일부터 강제입원 요건이 까다로워지면 지역사회로 돌아오는 질환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준비가 아직 덜돼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이동우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법 TF위원
- "이런 분들은 새로운 입원기준에 따르면 퇴원을 해야하는데…."
인권과 치료받을 권리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