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가까운 사람 또는 자기 편에게 관대하게 대하는 것, 안으로 굽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그럴 때가 있는 경우를 말하죠.
2000년 6월, 인사청문회가 처음 도입된 이후 모두 25명의 현역의원들이 청문회장에 섰지만 낙마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비의원 출신 후보자는 20%가 낙마를 했는데 말이죠.
오죽하면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현역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게 '수월한 인사청문회를 감안한 거다'는 말이 나올까요.
헌정 사상 첫 인사청문 대상이었던 이한동 전 총리는 부실한 자료 제출로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찬성 139표로 청문회를 통과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도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이 장관·총리 후보에 올랐고 위장전입·탈세 등 각종 의혹을 받았지만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했죠.
심지어 보통 하루 이틀 걸리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6시간 만에 통과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이미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검증을 받은 것 아니냐는 논리를 내세우는 사람도 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거 아니냐', '국회의원은 그럼 다 검증이 된 거냐'는 등 냉담하기만 합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이 장관직을 겸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부처를 통솔해야 하는 장관과 국회의원의 역할은 엄연히 다릅니다. 국회의원과 장관의 검증은 달라야 하고, 또 망원경이 아닌 현미경 검증을 해야 하는 이유지요.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걸 아직도 깨닫지 못하십니까. 얕잡아볼 사람은 따로 있다는 걸 어서 아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