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정년 퇴임을 했거든요.
정년 퇴임이 뭐가 대수냐 할 수도 있겠지만, 검사가 정년 퇴임을 했다는 건 아주 드문 일입니다.
대전지검 정현태, 그는 우리나라 검찰 역사를 통틀어 15번째 정년 퇴임을 한 검사입니다.
검찰총장은 65세, 그 밖의 검사는 63세로 정년이 보장돼 있는데 남들은 다 하고 싶어 하는 정년 퇴임을 왜 검사들은 잘 하지 않을까요.
우선 상명하복의 우리 검찰 특성 상, 동기나 후배가 먼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 스스로 나가는 검사가 많습니다.
전관예우 또한 중요한 이유입니다. 쉽게 말해, 잘 나가는 검사로 있다가 나가서 변호사가 되면 큰 돈을 버는 이가 많다는 거죠.
미국은 이해충돌 방지법으로 퇴직 검사들의 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기 때문에 전관예우는 극히 드물고, 일본은 아무런 관련 법이 없는데도 대부분의 검사가 정년까지 일하고 퇴직 후에 변호사 개업하는 걸 수치로 여깁니다. 그만큼 검사직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는 거죠.
한때 잘 나가는 검사에서 피의자 구타 사망에 대한 지휘 책임으로 한직을 전전했던, 후배가 위로, 자신보다 윗자리로 올라가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끝까지 검찰의 자리를 지켰던 검사.
그가 후배들에게 남긴 '나의 검찰, 나의 검사가 아니고 국민의 검찰, 국민의 검사가 돼야 합니다'라는 말, 내부의 시선과 돈의 유혹을 이겨낸 검사이기에 더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