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식품업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은 전라북도 전주 지역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사 먹은 후 장염에 걸렸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뒤 장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14명 중 통증을 호소한 사람은 8명, 이 중 7명이 불고기버거를 먹었다고 진술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전주시 보건소 등 보건당국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문제가 됐던 제품은 모두 맥도날드의 불고기 버거다. 이를 두고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고기 버거'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는 다른 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달리 돼지고기 패티를 사용한다. 회사는 지난 7월 불고기 버거 패티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의 인증을 받은 국내산 돼지고기를 이용해 만든다고 밝혔다.
돼지고기는 소고기 패티와 비교해 열 온도에 민감하다. 특히 '햄버거병'의 원인이 되는 'O-157균'은 오염된 덜 익힌 고기나 채소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70도 이상 가열 시 사멸한다.
하지만 일부 맥도날드 전·현직 직원들은 매장에서 주문이 밀려들면 조리 시간을 잘못 입력해 패티가 익히지 않은 채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심지어 규정상 냉동육을 만질 때는 파란색 장갑을, 구워진 패티를 만질 때는 하얀색 장갑을 사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초 시중에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을 조사한 결과 햄버거병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에서는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배 이상 검출됐다.
결국 관리 소홀·조리 미숙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정성 문제가 끊이질 않고
한 의학 전문가는 "돼지고기 패티로 사용되는 분쇄육의 경우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갈아버리면 나중에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에게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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