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에 참여중인 훈련사들과 예비 안내견들 [사진제공=삼성화재 안내견학교] |
지난 12일 오후 분당 수내역에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소속인 예비 안내견 정담, 새맘, 향수를 만났다. 이날은 에스컬레이터를 오르고 신호등에서는 멈춰서는 등 보행훈련이 진행됐다. 개들은 베테랑 훈련사들의 손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새로운 주인을 돕기 위한 고난이도항목훈련을 견뎠다.
24년째 안내견 훈련을 맞고 있는 신규돌 훈련사는 특히 정담이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사람과 친밀하고 이해력이 빠른 정담이가 훌륭한 안내견이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정담이는 분명 안내견이 될 겁니다"라고 자신했다. 신 훈련사는 이어 천방지축 강아지들이 안내견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삶에 대해 설명했다.
↑ 인터뷰 중인 신규돌 훈련사 [사진제공=삼성화재안내견학교] |
예비 안내견들은 태어난 지 두 달이 되면 일반가정으로 1년 간 '퍼피워킹'을 간다. 퍼피워킹은 일반가정에서 자라며 사회성을 기르는 기간이다. 퍼피워킹 기간이 끝나 안내견학교로 돌아온 예비 안내견들은 6~8개월간 훈련을 받는다. 예비 안내견들은 기초수행항목파악, 기초수행항목소개, 기초수행항목 강화, 고난도항목훈련, 지적 불복종훈련 등 총 6가지 단계를 거친다. 훈련은 1마리 씩 주 5일 30분~1시간가량 진행한다.
훈련 시작 4주 후, 13주 후 그리고 모든 훈련 수료 후 총 3번의 시험을 치르며, 안내견으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 평가한다. 불과 30%의 예비 안내견이 이 시험을 통과한다. 시험에서 탈락하면 일반가정으로 분양돼 반려견으로의 삶을 살게 된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정담이 역시 2달 뒤 최종시험을 본다.
-안내견들은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아 은퇴 뒤 각종 질병에 걸린다는 우려는 사실일까?
안내견들은 퍼피워킹 때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검진을 받기 때문에 병에 걸리면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안내견들은 리트리버 품종의 평균수명보다 약 1년 가량 더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 클리커를 이용해 훈련하고있는 신규돌 훈련사 [사진제공=삼성화재안내견학교] |
사진을 자세히 보면 시각장애인이 하네스를 어깨에 매고 있다. 하네스를 풀고 있다는 점으로 봤을 때 안내견이 갑자기 변을 본 것은 아닐 것이다. 안내견들은 보행 중 배변하지 않도록 훈련을 받는다. 다만 안내견들도 살아있는 생명이다 보니 실수를 할수도 있다.
- 안내견들은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훈련을 받나?
예전에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했을 경우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부정강화훈련을 했다. 하지만 2006년도부터 긍정강화훈련방식으로 바뀌었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했을 땐 놔두고, 꼭 해야 하는 행동을 했을 땐 클리커를 이용해 칭찬하고 간식을 준다. 그러다 보면 부정적인 행동이 점점 줄어들고 긍정적인 행동은 늘어난다.
-클리커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
클리커는 소리를 내는 훈련 도구다. 안내견들에게 클리커 소리는 칭찬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사람의 목소리는 때에 따라 음정 분위기 등이 바뀔 수 있어서 똑같은 칭찬을 하더라도 강아지에게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클리커 소리는 항상 같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 안내견과 동행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안내견들은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대중교통·숙박업소·식당 등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비행기와 기차도 탈 수 있다. 하지만 일부는 안내견의 출입을 거절하기도 해 기본적으로 청결관리를 중요시 한다. 안내견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인 만큼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법을 몰라 안내견 출입을 거부하는 곳은 안내견 관련 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 안내견들은 평생 훈련받고 일하며 힘든 삶을 살아간다는 의견이 있다.
이같은 의견은 오해다. 안내견들은 기본적으로 24시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붙어있을 수 있다. 안내견이 온종일 일한다는 편견도 사실이 아니다. 안내견들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걸을 때 외에는 하네스 등 장비를 풀어놓고 파트너 옆에서 반려견처럼 쉴 때가 많다. 실제 안내견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강아지들은 꼬리 치며 행복해한다. 안내견들은 매일 빗질 양치 등 관리를 받으며 지낸다. 안내견들이 불행한 삶을 산다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훈련 중 휴식을 취하는 정담이 [사진제공=삼성화재안내견학교] |
↑ 훈련 중 휴식을 취하는 정담이 [사진제공=삼성화재안내견학교] |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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