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자는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는 이 '언행일치'를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사청문회를 앞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언행 불일치' 논란에 휩싸였죠.
홍 후보자는 지난 19대 국회의원 시절, 과다한 부의 대물림이 서민들의 근로 의욕을 꺾을 수 있다며 '고액상속·증여자에 대한 과세 강화'를 주장했던 인물입니다. 그런 홍 후보자와 가족의 재산은 총 55억7천여만 원. 19대 의원에 당선됐던 5년 전보다 재산이 34억 원이 늘어났습니다.
그가 그렇게도 비판했던 '부의 대물림'으로 불어난 겁니다.
이게 다가 아니죠.
홍 후보자의 장모가 딸에게 줄 건물 지분의 절반을 중학생 외손녀에게 쪼개주면서 증여세율은 40%에서 30%로 낮아졌고, 그 덕에 1억 원이 넘는 세금을 줄였다죠. 이게 꼭 불법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동안 홍 후보자가 했던 말과는 너무나 다르기에 여론의 반응이 냉담한 겁니다.
이러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속칭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공직자들의 이런 몰염치한 '내로남불'은 사실 너무 많죠.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줄기차게 외쳐놓고 정작 자기 아이는 자사고와 외고에 진학시킨 일부 진보교육감들. 다주택자들을 잡겠다는 부동산대책이 무색하게도 2주택 이상 소유자가 절반에 이르는 청와대 참모진.
남들을 향해서는 하지 말라 해놓고, 자신들은 남들이 다 하는 거라며 거리낌 없이 하는 모습, 적어도 공직자라면 그리고 공직자가 되고 싶다면, 말을 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그 잣대를 좀 적용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직자 중엔 이걸 모르는 이가 아직 너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