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故 김광석 전처 서혜순씨 무혐의 결론

"딸을 통학시키기 위해 매일 왕복 80km 거리를 다녔고,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딸의 병명을 알아내고 치료하기 위해 독일과 미국까지 갔다. 딸의 사망을 방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 故) 김광석씨의 전처인 서해순씨에 대한 유기치사 및 사기 고발 사건에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9월 김 씨의 친형 김광복씨는 서 씨를 같은 혐의로 고소·고발한 바 있다.
먼저 유기치사 무혐의 경우 딸 서연양이 남긴 일기장과 주변 관계자들의 증언이 크게 작용했다. 수사 담당자는 "일기장을 보면 서 씨와 동거남 셋이 놀러가서 즐거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며 "서연양이 미국 홈스테이 기간에 같이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서 씨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특별히 학대하거나 방치않았다는 일관된 진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07년 12월 서연양의 갑작스런 죽음 역시 사망 일주일 전부터 학교 인근병원에서 단순 감기로 진단 처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연양이 앓고 있었던 가부키증후군의 경우, 뚜렷한 징후 없이 급격하게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의 소견도 확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광복씨가 "서씨가 지적재산권 확인 소송 중에 서연 양이 사망했음에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서 소송 결과가 서씨에게 유리한 쪽으로 나왔다"고 주장한 사기 혐의도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김광복 씨는 서 씨가 딸을 살아있는 것처럼 내세워 동생의 음악 저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받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모든 권리가 서연 양에게 있다'고 판결한 2008년 당시 서연양은 사망한 후였다.
하지만 경찰은 서연 양 사망 당시 소송대리인(변호사)이 선임돼 있었기 때문에 민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라 서씨가 서연 양 사망을 법원에 고지할 의무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조정 과정에서 김광복씨 측이 먼저 '비영리 목적 추모공연에서는 무상으로 음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청한 점, 소송 과정에서 서연 양 생존 여부가 쟁점이 된 적이 없었던 점 등도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린 근거가 됐다.
경찰의 발표에도 고발인 김광복씨와 이상호 기자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양측의 진실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 딸 서연양이 하와이 의료시설에 갇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실종 신고를 냈다가 2007년 서연 양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면서 "이번 경찰 수사결과 발표는 국민적 의혹에 비춰 미흡하다"고 밝혔다.
반면 서 씨는 이상호 기자와 김광복 씨를 상대로 무고죄 및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서씨측 담당 변호사는 "이상호와 김광복, 저, 그리고 서해순의 4자 공개 토론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