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히자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옹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수능을 오는 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 포항교육지원청이 "지진 피해가 심각해 수능을 치르기 어렵다"고 교육부에 보고한데 따른 조치였다.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정부 대책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수험서 다 버렸는데 어떡하냐" "수능 예정일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했을 수험생들에게 혼란만 더 줄 것"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도 있는 반면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에 박수를 보낸다"라며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수능 예정일이었던 16일 규모 3.0 이상의 비교적 강한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정부의 대처를 옹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밤사이에도 8차례 땅이 흔들리는 등 여진은 계속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본진의 여진은 16일 오전 9시 2분 현재까지 총 41회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 "신의 한수" "백번 잘한 일이다" "연기되서 정말 다행이다" 등 수능 연기를 지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 특히 지진 피해자라고 밝힌 이들은 이번 조치에 적극 찬성하며 본인들이 겪었던 트라우마에 대해 털어놨다.
대구에 산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작년 경주지진 때 트라우마 생겨서 몇 달간 흔들거리는 느낌 때문에 정신이상인가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문만 삐걱거려도 불안하고 차원이 다른 공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필리핀에 있을 때 진도 7이 넘는 지진을 경험했는데 트라우마가 장난 아니었다"며 "침대에 누워도 물컹한 느낌 때문에 지진이 오는 것 같고 속은 메스껍고 큰 차가 지나가서 땅이 울려도 괴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지역 학생들이 수능을 제대로
지진 발생 후 우울감, 불안함, 불면증 등의 증상은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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