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계단을 오를 때와 내려갈 때 중 언제가 더 힘드십니까?
서울시가 노인 등 보행취약자를 위해 하향에스컬레이터를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놨는데, 이를 놓고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얼마 전 하향식으로 전환된 수락산역 에스컬레이터입니다.
그동안 계단을 오르는 방향인 상향에스컬레이터로 운영됐지만, 최근 내려가는 쪽으로 운행 방식을 바꾼 겁니다.
서울시는 계단을 내려갈 때 어려움을 겪는 보행취약자를 위해, 4개 역에서 일부 상향에스컬레이터를 하향식으로 바꿔 운영하게 했습니다.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하지만 이곳 망원역을 포함한 3개 역에서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한 달도 안 돼 다시 상향에스컬레이터로 바뀌었습니다."
▶ 인터뷰 : 지하철 이용객들
- "취지는 좋은데 (이미) 엘리베이터도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다시 내려가는 걸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죠."
- "올라가는 것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아요. 내려올 때는 별로 안 힘드니까."
하지만 사고 위험을 고려하면, 하향에스컬레이터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은선덕 / 국립재활원 보건연구관
- "(하향에스컬레이터가) 노약자 또는 관절염이 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죠. (계단을) 빨리 뛰어내려 가다 보면 여러 가지 부상을 유발할 수도…."
서울시는 하향 에스컬레이터 확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변서영 /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
- "에스컬레이터 모두를 내려가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덜 불편하신 시민들께서 더 불편한 시민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에스컬레이터 운행 방향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