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선수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갈 수 있지만, 북한 대표팀은 출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단일팀이 구성되려면 북측 선수 일부가 우리 팀에 합류해야 합니다. 대회 엔트리 23명은 이미 다 결정이 됐는데 말이죠. 북측 선수를 추가하는 건 그만큼 우리 선수의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걸 말합니다. 어떤 선수는 단 몇 분의 뛸 기회를 뺏기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데 말이죠.
그런데도 정부는 '평화올림픽 구상의 일부분'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엔트리를 3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도 다른 외국팀의 반발을 살 수 있고, 또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IOC 규정에도 어긋납니다.
팀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죠. 그리고 그 '팀'을 만들기 위해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비인기 종목의 무관심 속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들이 선수 생활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분식집에서 만두를 빚으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사상 첫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했던 91년 지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가 단일팀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충분한 시간과 협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민 70% 이상이 남북 단일팀에 반대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단일팀을 반대하는 청원이 100건 이상 올라와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단일팀인지, 누구를 위한 평화인지 다시 생각해볼 여지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