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정년 퇴임을 앞둔 이철성 경찰청장이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자치경찰제 시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청장은 26일 경찰청에서 기자간담회에서 "25살 철없는 젊은이가 37년 근무 후 정년 퇴임하게 돼 큰 영광이고 조직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 공채로 경찰 조직에 발을 들인 뒤 경사 시절 경찰 간부후보 37기로 경위 계급장을 달았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 치안비서관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7월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이후 정권이 교체됐지만 4대 사정기관 수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 청장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지만 60세 정년에 걸려 이달 말 퇴임한다.
이 청장은 이 자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보다 자치경찰제를 올바르게 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권 조정과 달리 자치경찰제는 대한민국 경찰 치안 시스템 전체가 변할 수 있는 문제라 국민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훨씬 크다"며 "대한민국 치안은 전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평가를 유지하면서 현 정부의 방향성과 지방분권 문제를 담아내고 지방재정까지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의 뒤를 이을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이 청장은 "솔직히 나는 이 자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별안간 자리를 맡게 됐다"며 "내정자는 저보다 훨씬 준비된 사람이고 항상 목표를 가지고 경찰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이 훌륭하다"고 평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결국 수사구조 개편은 얼마나 선진화한 형사사법구조로 가느냐, 국민에게 얼마나 편익을 주고 인권문제도 개선하느냐를 두고 검경이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할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에서 불만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
임기를 마친 이 청장은 당분간 요리와 제빵의 길로 접어든다. 그는 "퇴직한 선배들이 자리에 있을 때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조언하는데 저는 계획이 없다"며 "요리와 제빵을 배우려 하는데 가서 배울지 책자 갖고 집에서 실험해볼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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