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뭇매 맞는 `맘 카페`…`맘충` 혐오 재점화 우려도 제기돼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아동학대범으로 몰려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지난 13일 극단적 선택을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사건이 '맘 카페' 논란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과거의 유사한 사례들이 다시 조명되고, '맘충(육아를 이유로 주변에 피해를 주는 엄마)'으로 대변되는 혐오 정서가 겹치며 인터넷 맘 카페 폐쇄 여론이 들끓는 중이다.
앞서 올해 7월 경기도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한 인터넷 맘 카페에는 아이들을 태운 태권도장 차량이 난폭운전을 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쟁의 중심에 섰다.
당시 글쓴이는 '회사 앞에 화물차를 세우고 물건을 싣던 중 도장 차량이 질주해왔고 차에는 10명 넘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태권도장 관장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이내 진실이 밝혀졌다.
6분짜리 영상에는 관장이 길을 막고 있는 화물차를 보고 정차한 후 "길을 막으시면 어떡하느냐"며 기다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후 글쓴이가 직접 사과하며 상황은 마무리됐지만, 관장은 그사이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고 분노했다.
허위 사실 유포 문제를 떠나 맘 카페 자체가 범죄의 미끼로 악용되거나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올해 5월 맘 카페 회원 300여명을 도박사이트로 꾀어내 12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기단 12명을 검거했다.
일당은 맘 카페 회원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하는 홍보성 쪽지를 무작위로 보낸 뒤 도박사이트로 유인해 투자금을 가로챘다.
또 2016년에는 회원 수만 8만여명에 이르는 대전 기반의 한 맘 카페가 회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등 상업적인 행위로 비난받았다.
그러나 해당 논란이 점화된 이유인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이 사이버 공간의 고질적 문제인 만큼 비난의 화살을 맘 카페에만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대학교 이나영 사화학과 교수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맘 카페만의 문제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 "맘 카페에 집중된 비난은 사회 전반에 깔린 혐오 정서와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사건은 매우 안타깝지만, 엄마들이 분노하는 보육 실태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것까지 무마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