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소위 '주사파(主思派)'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건강 악화로 2년간 투병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18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박 전 총장은 2017년 7월 신장 투석을 받다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 한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그는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건강 상태는 회복되지 않았고 신체 일부가 괴사해 잘라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총장 근황을 아는 한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한 달 전 병문안을 하러 갔는데 박 전 총장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다"며 "때론 섬망 증세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낸 그는 재직기간 여러 설화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박 전 총장은 1994년 7월 18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와 '우리식 사회주의'가 제한된 학생들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깊이 (학원 내에) 침투돼 있다"면서 "주사파 뒤에는 사노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는 사로청, 사로청 뒤에는 김정일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언 파장이 커지자 발언 근거를 고백성사나 면담하러 온 운동권 학생들한테 들었다고 주장해 신도들로부터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들에게 고발당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주사파 발언에 앞서서는 1991년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일을 시작으로 노태우 정권에 항의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기자회견 자리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말해 배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주사파 발언 파장이
박 전 총장은 2005년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연 국제회의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은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빵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악마 같은 사상으로 과거 남한에도 동조 세력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졌고 찌꺼기만 조금 남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