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왼쪽풀백이었던 이영표는 14일 축구협회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긴 시간 동안 왼쪽 윙백의 적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후배들이)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오히려 다른 포지션보다 유독 좋은 선수가 많아서 한 선수를 선택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경쟁이 치열해 한 명을 선택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의 길을 따르려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영표 특유의 긍정적인 사고방식도 들어있고,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후배들을 향한 안쓰러움도 들어 있는 발언이다. 다양한 재능들이 있는 것은 맞으나 아직 누구도 유일한 재능은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분명 브라질월드컵 전까지 답을 찾아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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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앞에서 제2의 이영표라 불리는 김진수가 플레이한다. 왼쪽풀백의 주인이 바뀌는 상징적 대관식이 될 수도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스위스-러시아로 이어지는 유럽 강호들과의 2연전을 위해 홍명보 감독이 소집한 인원 중 왼쪽풀백 자원은 김진수와 박주호 2명이다. 애초에는 김진수-윤석영이었다. 하지만 윤석영이 갑작스레 발목부상을 당해 박주호로 대체됐다. 유력한 주전은 김진수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월 브라질 및 말리와의 평가전에서도 모두 김진수를 기용했다.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이었다. 홍명보호 4기 때 왼쪽풀백 후보군은 3명이었다. 김진수를 비롯해 윤석영과 박주호를 모두 불렀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3명이나 부르고도 2경기 모두 김진수를 기용했다는 것은 의미가 적잖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윤석영(돈캐스터)과 박주호(마인츠)를 제치고 J리거(알비렉스 니가타) 김진수가 자리매김 하는 형국이다.
홍명보호의 첫 출항이었던 7월 동아시안컵부터 등장한 김진수는 초짜라고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모습으로 ‘물건’이 등장했음을 알렸다. 능글능글해 보일 정도의 영리한 플레이와 주눅 들지 않는 대담함, 악바리 같이 쫓아가는 승부근성 그리고 심지어 다부진 외모까지 이영표와 정말 많이 닮았다. 기자들과 만나 “대선배 이영표와 비교해주는 자체가 영광이다. 하지만, 결국은 이영표 선배를 넘어서는 것이 나의 꿈”이라던 당돌함도 그맘때 이영표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실력으로 유럽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배들보다 앞선 경쟁관계를 만들었다. 실력이 이름값을 이긴 경우다. 어쩌면 스위스-러시아로 이어지는 이번 2연전에서 그 격차를 확실히 벌릴 수 있다.
이영표의 말처럼 유독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결정에 어려움이 있었는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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