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마지막 도전은 실패했다. 그러나 빙상을 떠나는 안도 미키(26)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일본 피겨 스타 안도 미키가 23일 일본 사이타마의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전일본선수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최종 목표로 삼았던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초대 받지 못하고 빙상 위를 떠난다. 하지만 팬들은 그녀의 피겨 인생을 가슴에 담았다.
↑ 안도 미키는 23일 전일본선수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MBN 스타 |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안도 미키는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5위(64.87점)로 부진했다. 경기 후 안도 미키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기본으로 돌아가 최고의 연기를 구성하겠다”라며 굳게 다짐했다.
부담을 느껴서일까. 이날 경기에 앞서 안도 미키는 의미심장한 말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전했다. 안도 미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 스케이팅”이라며 은퇴를 예고하는 글을 남겼다.
최종 드레스 리허설에 모습을 드러낸 안도 미키는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전날보다 난이도를 높인 연기를 펼쳐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눈빛부터 달라진 안도 미키에게 취재진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수고했다’라는 말과 함께 미소만 남겼다”라고 보도했다.
드레스 리허설을 무사히 마쳐 기대를 모았던 안도 미키는 실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로 무대를 꾸민 안도 미키는 체력적으로 벅찬 모습을 보이며 잦은 실수와 매끄럽지 못한 연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키스 앤 크라잉존에서 안도 미키는 두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 채 최종 결과를 기다렸다. 잠시 후 프리 프로그램에서 106.25점으로 전날 쇼트 프로그램 점수를 더해 총점 171.12점을 받아 7위로 결정되자 안도 미키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녀의 마지막 목표였던 소치행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안도 미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때 대회장을 가득 메운 피겨팬들이 그녀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안도 미키는 대회를 마친 후 TV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전일본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오늘 오전 트리플 러츠-트리플 플립 콤비네이션을 추가해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팬들에게도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안무를 재구성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도 미키는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로선 후회가 없다. 오늘 이렇게 전일본선수권
앞으로 안도 미키는 지도자로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안도 미키는 올해 한 선수로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피겨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후배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안도 미키에게 펼쳐질 새로운 무대에 전 세계 팬들의 응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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