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최근 동양인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칸투는 21일 오후 잠실구장 두산 구단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논란이 된 인종차별이 의심되는 게시물을 리트윗(RT)한 것에 대해 깊은 사죄의 뜻을 표명했다.
↑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가 고개를 숙인 채 사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사진=서민교 기자 |
이어 칸투는 “RT를 한 부분은 내가 부주의했다. 100% 내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멕시코 사람들은 자시들을 비하하는 농담도 많이 한다. 그런 문화에서 있어서 한국과 멕시코가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RT 버튼을 누른 것은 내 잘못이다. 너무 많이 퍼져나가 사태를 수습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고 거듭 잘못을 인정했다.
특히 칸투는 한국 팬들을 포함해 두산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칸투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나를 도와주는 우리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큰 빚을 졌다”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한국에 와 있으면서 두산 베어스의 일원으로 정말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 점을 꼭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칸투는 “나를 농담 삼아 ‘타코’라고 불러도 괜찮았고, 정수빈이 홈런을 쳤을 때 나도 큰 절을 하며 잘 지내고 있다”며 “난 인종차별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란 걸 우리 동료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칸투는 미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인종차별을 받은 경험도 이야기 했다. 칸투는 “나도 미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인종차별의 가장 큰 희생자였다. 미국에서 있었던 경험들이 너무 많다. 그때의 일들이 생각나면서 이번 일로 피해를 본 분들에게 더 죄송하고 나 자신한테 몇 백배 더 실망했다”며 “난 절대 인종차별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더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칸투는 이번 사태로 마음고생도 심했다. 특히 아내를 포함해 가족들도 트위터를 통해 큰 상처를 입었다. 칸투는 “아내를 비롯해 가족들이 많은 위협을 받았다. 일부 팬들은 ‘한국인이 보는 앞에서 강간을 하겠다’는 글도 남겼다”며 “모든 것은 내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다. 나 때문에 아내가 상처를 받아 정말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고개를 숙였다. 칸투의 아내는 이번 사태의 충격으로 한국을 떠나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칸투는 “난 어려서부터 인종차별을 많이 겪어 왔다. 그래서 그 단어 자체를 쓰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다”라며 “한국에 올 때 희망과 기대를 품고 왔는데, 그 목표 의식이나 의지가 이번 일로 흐려질까 봐 두렵다. 내 의지가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칸투는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스페인어로 ‘도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에는 10여명이 등장하지만, 모두 같은 동양인 남성의 얼굴이 합성돼 있다. 사진 밑에는 ‘어떤 학생이 자고 있나요’ ‘쌍둥이 형제를 찾아보세요’ ‘사진 속 소녀는 몇 명인가’ 등 5가지 과제가 적혀있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칸투는 ‘모든 한국 팬들에게’로 시작하는 사과의 글을 올렸다. 칸투는 “오해가 있었다. 지우
두산은 이날 오후 구단 트위터를 통해 “칸투 선수의 글이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팬들께 실망을 드리고 심려를 끼쳤다”며 “선수관리의 책임이 있는 구단으로서 그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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