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원조 붉은악마’의 돌풍은 사라졌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4강 신화에 도전했던 벨기에는 아르헨티나의 벽에 막혔다.
벨기에가 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첫 패배다. 딱 한 번 졌지만 치명적인 패배다. 벨기에는 상파울루로 이동하나, 준결승이 열릴 아레나 코린치안스가 아닌 고국으로 향하는 과를류스공항으로 간다.
한 수위의 상대였다. 다섯 번째 경기에서 벨기에는 가장 센 상대를 만났다. 그동안 상대했던 알제리, 러시아, 한국, 미국은 벨기에보다 한 수 아래이거나 엇비슷한 전력을 지녔다.
↑ 철벽 수문장인 쿠르투와도 뚫렸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건 벨기에의 공격이었다. 사진(브라질 브라질리아)=AFPBBNews = News1 |
벨기에가 이렇게까지 답답했던 적이 있었을까. 아자르(첼시), 메르텐스(나폴리), 루카쿠(에버튼), 오리기(릴), 데 브루이네(볼프스부르크) 등 재능 많은 선수들을 앞세워 매력적인 축구를 펼쳤던 벨기에인데 브라질리아에서는 그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벨기에는 아르헨티나에게 끌려다녔다. 메시(바르셀로나)를 봉쇄하는 법을 비롯해 16강 아르헨티나-스위스전은 좋은 교과서가 됐을 지 모른다. 그러나 맞불을 놓지 않고 수비에 좀 더 무게를 둔 벨기에의 전술은 패착이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이과인(나폴리)에게 실점했다. 정규시간 내 실점은 페널티킥으로 1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던 거미손 쿠르투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뚫렸다. 예기치 않은 실점이었고 너무 빠른 실점이었다.
다급해진 벨기에는 반격에 나섰으나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벨기에가 자랑하는 ‘에이스’ 아자르는 꽁꽁 묶였다. 메시보다 더욱 심각했다. 시원스런 돌파도 보이지 않았다.
데 브루이네와 미랄라스(에버튼)도 발이 묶이니 벨기에의 공격은 상당히 무뎠다. 오리기를 향한 패스는 거의 없었다. 짜임새도 부족했다. 벨기에의 패스는 상당히 부정확했다. 세밀함이 떨어지니 아르헨티나 수비를 뚫기란 더욱 어려웠다.
벨기에는 후반 14분 루카쿠, 메르텐스를 교체카드로 내세운 뒤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고, 킬 패스
앞선 4경기와 너무 달랐다. 미국과의 16강 연장 혈투 후유증을 탓할 수는 없다. 아르헨티나도 스위스를 상대로 120분 동안 고전했다. 휴식일도 같았다. 아르헨티나라는 남미의 거인을 꺾기엔 벨기에의 능력이 아직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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