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7일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 감독은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오전에 최하진 대표를 만나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오늘 경기를 마치고 사퇴한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 11월 14일 롯데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3년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12억원에 계약했으나,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감독직에서물러나게 됐습니다.
시즌 전 우승 전력으로 꼽히고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책임, 시즌 내내 불거진 구단과의 불협화음 등이 조기 사퇴를 결정한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롯데는 지난해 5위에 그쳤고, 올해에는 전반기를 4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포스트 시즌 탈락의 쓴잔을 들었습니다.
김 감독은 "여러 말씀을 드리기보다는 롯데를 2년간 맡으며 현장 책임자로서 팬들을 만족하게 해 드리고 성적도 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못해서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앞으로의 일을 단정할 수 있겠나"라며 "먼저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뚜렷한 계획은 없다"며 "팬들에 대한 죄스런 마음으로 인정하고나가는 게 순서"라고 밝혔습니다.
롯데 감독을 지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돌아봐 달라고 하자 김 감독은 "오늘 사퇴서를 냈기 때문에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며 "2년간 프런트에 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결국은 성적이 우선"이라며 "프런트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반복해 말하며 사직구장을 둘러봤습니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으로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이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이날 경기에
이날 롯데가 이기면 LG는 같은 시간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습니다.
김 감독은 "고춧가루가 될지 후춧가루가 될지 몰라도 우리가 가진 전력을 다 쏟아 최선을 다하겠다"며 "있는 자원을 다 갖고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