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승엽 피하기’ 논란이 거세다. KBO리그 사상 첫 400홈런에 1개만 남겨둔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과의 9회 마지막 승부. 과연 정상이었나, 비정상이었나.
31일 잠실 삼성과 LG 트윈스전, LG가 3-9로 크게 뒤진 9회초 2사 2루 상황. 삼성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이 술렁였다. 외야 관중은 모두 일어난 상태였다. 전날(30일) 개인 통산 399호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의 400홈런을 현장에서 ‘직관’하기 위한 팬들의 설레는 반응이었다.
이날 이승엽은 타격감이 좋았다. 2회 첫 타석부터 우측 펜스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고, 8회에는 우측 외야 폴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 홈런을 날렸다. 9회 마지막 타석은 기대감을 갖기 충분했다.
↑ KBO리그 사상 첫 400홈런에 1개만 남겨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마운드에는 신승현이 올라와 있었다. 초구부터 바깥쪽 승부였다. 포수 유강남은 완전히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다. 신승현은 그대로 볼을 던졌다. 배트가 나갈 수 없는 볼이었다. 2구도 마찬가지. 야유가 심해졌다. 3, 4구도 모두 바깥쪽 같은 코스로 들어가 스트레이트 볼넷.
결과를 떠나 이승엽의 마지막 타석에서 시원한 스윙을 보기 원했던 팬들은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서야 했다. 이후 야유와 비난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이승엽을 상대로 투수가 부담 되는 것은 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승부를 하겠다. 대기록을 막기 위해 고의4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아 볼넷을 내주거나 경기 상황에 따라 평소와 똑같이 한다면 그런 것으로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고 공언했다.
LG와 이승엽과의 네 번째 승부는 정상이었다. 이승엽은 이날 5타석에 들어서 3타수 1안타 2사사구를 기록했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신재웅이 던진 7구째 파울 홈런 뒤 8구째 몸에 맞는 볼은 몸쪽 승부가 제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섯 번째 마지막 승부는 비정상이었다. 포수 유강남은 바깥쪽
LG는 경기를 마친 뒤 "이승엽을 피하기 위한 고의4구에 대한 벤치 사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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