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최근 kt 위즈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는 단연 타선 강화다. 그리고 강화된 타선은 kt가 안고 있던 ‘타순 고정’의 과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kt는 6월초 부상 복귀한 앤디 마르테와 새로 영입한 댄 블랙이 중심을 잡아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덕분에 창단 이대 최다인 5연승까지 달렸다. kt를 당연히 잡고 가야 하는 팀으로 봤던 다른 9개 구단들도 이제는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마블듀오’를 형성한 마르테-블랙이 각자의 자리서 제 역할을 100% 해주면서 kt 타선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효과는 타순이 고정화하고 있다는 것.
↑ 앤디 마르테가 14일 수원 넥센전서 8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댄 블랙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감독들은 라인업의 고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가 부진해도 라인업을 크게 흔들지 않는 것은 선수에 대한 감독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선수 각자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다.
이 부분에서 안정화를 꿈꾸기 힘들던 kt였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3번 마르테-4번 블랙이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고 5번에는 컨디션에 따라 김상현 혹은 장성우 정도의 변화로 클린업을 형성한다. 이대형-하준호의 테이블 세터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 하위타선에도 박경수, 박기혁 등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초를 떠올리면 장족의 발전이다. kt는 리드오프를 정하는 데도 애를 먹었고 중심 타선에도 ‘로또’를 기대하며 고졸 신인을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라인업을 짜내기도 했다.
조범현 감독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라인업을 보며 “몇 경기 그대로 내고 있다. 사실 도긴개긴인데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고민했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타순 고정의 가장 큰 효과로 선수들 간의 믿음을 꼽았다. 마르테-블랙이 중심 역할을 해주면서 지고 있을 때도 타점이 계속 생산되니 팀 선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 황 수석은 “이게 제일 무서운 것이다. 출루-진루 후 득점, 여기서
결국 자신이 출루하면 뒤에서 홈으로 불러들여주니 자신만 잘하면 된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이는 자연히 타석에서의 집중력으로도 이어진다. kt에 긍정적인 변화가 늘어가고 있다.
[chqkqk@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