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이상철 기자] “강하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현지 취재진 및 팬의 반응이다. 담당하는 팀이나 응원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그들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소프트뱅크의 독주다. 지난 21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면서 51승 3무 28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6할4푼6리에 이른다.
50승 고지를 밟은 팀은 소프트뱅크가 유일하며, 다른 11개 팀 가운데 승률 6할 이상을 기록한 팀도 없다. 센트럴리그 6개 팀이 모두 승패 차감 ‘마이너스’라는 걸 고려하면 ‘1강’ 소프트뱅크의 질주는 눈에 띈다.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전반기까지 퍼시픽리그 2위와 3.5경기 차였지만 이틀 만에 5경기가 됐다. 소프트뱅크를 쫓아야 할 닛폰햄 파이터스와 세이부 라이온즈가 힘을 못 쓰고 있다. 교류전에서도 12승 6패로 순위표 맨 위에 올라있다.
↑ 이대호(10번)가 21일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전에서 6회 2점 홈런을 날린 뒤 우치카와 세이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日 후쿠오카)=옥영화 기자 |
이대호가 바라봐도 소프트뱅크는 강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이다. 투수와 타자 모두 실력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 팀 전력이 상당히 안정돼 있다”라며 “연패가 길지 않고 언제든지 연승을 할 수 있는 우승후보다”라고 밝혔다.
이대호의 발언대로 소프트뱅크는 연패의 늪에 잘 빠지지 않았다. 3경기 연속 이기지 못한 건 두 번. 지난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내리 3경기를 패한 게 마지막이었다.
반면, 몰아서 승수를 쌓는데 일가견이 있다. 6연승과 5연승, 4연승이 한 번씩 있었다. 3연승은 네 차례나 기록했다. 더욱이 시즌을 치를수록 강해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6월에 16승 5패를, 7월에 7승 3패를 거뒀다. 월별 승률이 7할을 넘는다. 그 행보가 ‘위풍당당’이다.
다른 팀 선수들도 ‘차원이 다른’ 소프트뱅크의 강인함을 인정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같은 리그 소속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고 있는 이대은은 소프트뱅크에 강했다. 4경기에 나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소프트뱅크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대은은 “(이)대호형도 그렇고 소프트뱅크 타자들은 하나같이 잘 친다”라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공포의 타선으로 팀 타율이 2할7푼2리다.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인 한신 타이거즈(2할3푼9리)보다 3푼3리가 높다. 퍼시픽리그에서 3할타자는 8명. 그 가운데 5명이 소프트뱅크 소속이다. 이대호(3할3푼2리)를 비롯해 야나기타 유키(3할6푼2리), 나카무라 아키라(3할2푼3리), 우치카와 세이치(3할5리), 마쓰다 노부히로(3할) 등이 포진해 있다.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한방을 칠 수 있는 타선이다. 한번 불이 붙으면 무섭게 타올랐다. 지난 21일 경기에서도 5회까지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이시카와 아유무에 농락당했다. 삼자범퇴만 네 번. 4회 2사 만루 기회를 놓쳤지만 6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사 이후 적시타(우치카와)와 홈런(이대호)으로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제대로 딱 한 번
이대호는 “(상대로선)누구도 쉽지 않으니 한 이닝도 쉽게 넘어갈 수 없다. 게다가 찬스마다 (선수를 가리지 않고)한방이 터지기도 한다. 타선에 3할타자만 5명이다. 그것만으로도 (타선의 폭발력과 짜임새를)알 수 있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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