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라는 것이 있다. 좀 더 선호하거나 좋아하는 것. 만약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다면 마음도 몸도 즐거워진다. 물론 심리적으로도 가장 편안하다. 하지만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흥미도 떨어지고 마음이 불편하다.
골퍼들에게도 '선호하는 홀'이 따로 있다. 어떤 선수는 파3 홀을 좋아하고 파4 홀이나 파5 홀을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다.
오는 20일부터 나흘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반기 개막전인 BOGNER MBN 여자오픈을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이 '입맛'을 잘 알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 이정민(23), 조윤지(25·하이원리조트)는 어떤 홀을 좋아할까.
더스타휴 골프&리조트는 파5 홀은 대체로 공략하기 쉽지만 파4 홀들은 대부분이 '승부처 홀'로 불릴 만큼 전장이 긴 데다 그린 언듈레이션이 심해 까다롭다. 대자연 속에서 플레이를 펼치는 '힐링 코스'지만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는 묘하게 꼬여 있는 코스들을 잘 풀어 나가야 한다.
먼저 더스타휴에서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하는 파5 홀에서는 '아이언 퀸' 이정민과 조윤지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정민은 장타에 이어진 정교한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올 시즌 파5 홀에서 평균 4.74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 있다. '버디 여왕' 조윤지가 평균 스코어 4.76타로 이정민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형태다.
반면 올 시즌 KLPGA투어 히트상품인 전인지는 파5 홀 평균 스코어가 4.84타로 8위에 올라 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1타'에 승부가 갈리는 치열한 우승 경쟁에서 이들의 차이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18홀 중 4개로 구성되는 '파3 홀'은 어떨까. 역시 '대세' 전인지가 평균 스코어 2.92타로 1위에 올라 있다. 지켜야 할 때와 공격할 때를 잘 구분하는 데다 퍼팅이 잘 따라주기 때문. 반면 조윤지는 평균 스코어 3.00타로 12위에 올라 있다. 스코어를 잃지는 않지만 줄이지도 못한 것이다. 의외로 아이언샷을 가장 잘한다는 이정민이 파3 홀에서 스코어가 가장 좋지 않다. 올 시즌 평균 스코어가 3.05타다. 파3 홀에서 타수를 잃을 확률이 가장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파5 홀이나 파3 홀은 4개씩 있다. 가장 중요한 승부는 '파4홀'인 셈. 10개나 되는 파4 홀에서의 성적이 순위를 결정할 확률이 가장 높다. 게다가 더스타휴 골프&리조트의 파4 홀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버디를 잡는다면 2타를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파4 홀의 성적은 퍼팅 감각이 가장 좋은 전인지와 장타에 아이언샷의 정교함을 가진 이정민이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파4 홀 평균 스코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