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뺀’ 이대호, 日 진출 이후 숙원 눈 앞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숙원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일본 진출 이후 첫 30홈런과 100타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대호는 9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닛폰햄전에서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만루홈런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대승을 견인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2할9푼8리서 3할3리로 올랐고 29홈런 91타점째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첫 30홈런에 단 1개만을 남겨뒀고, 2012년과 2013년 오릭스 시절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타점(91)과 타이를 이뤘다.
무엇보다 일본 진출 4년 동안 늘 목표를 잡아왔던 30홈런 100타점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 그랜드슬램이었다.

↑ 이대호가 30홈런 100타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일본의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닛폰’은 10일 “완전히 숨통을 끊었다”며 이대호의 그랜드슬램이 닛폰햄과의 승부에 쐐기를 박았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대호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대호는 “지금까지 많이 당해왔다. 더 이상 당할 수는 없었다. 힘을 빼고 가볍게 휘두르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았다”며 이날 홈런 내용을 설명했다.
이대호는 9-0으로 앞선 6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이날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대호는 히로시를 상대로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8구째 132km 슬라이더를 통타해 좌월 만루 아치를 그렸다. 시즌 29호이자 지난달 27일 지바롯데전 이후 14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9월 들어 타율 1할6푼(25타수 4안타)의 침묵으로 타율이 3할 밑으로 떨어졌다. 홈런도 좀처럼 추가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기 전 프리배팅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힘을 빼고 심플하게’를 주문처럼 외웠다. 결과는 8월16일 세이부전 이후 첫 3안타 경기로 나왔다. 그동안 이대호는 개인 성적에 대한 목표를 물으면 “개인성적보다는 팀의 성적이 우선이다. 꾸준히 활약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면서도 “일본에서 30홈런 100타점은 꼭 해보고 싶다”며 해당 기록에 대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 리그 이대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2년과 2013년 오릭스에서 기록한 24홈런. 타점 역시 오릭스에서 2년간 올렸던 91타점이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이제 1개의 홈런과 9타점만을 추가하면 본인의 숙원을 이루게 된다. 퍼시픽리그에서 해당 기록을 달성한 타자는 아직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1명 밖에 없다. 90타점을 넘긴 타자가 아직 4명밖에 없는 상황. 이대호는 리그 4위에 랭크 돼 있다. 5위 부터는 80타점 초반대 기록에 머물고 있다. 만약 이대호가 해당 기록을 달성한다면 다시 한 번 리그 최정상의 타자로 우뚝 설 수 있다. 힘을 뺀 이대호의 스윙과, 막바지 활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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