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27일 프로야구 종합)
숨 막히는 3위 싸움에 몰려있는 두산에게 역시 LG는 만만한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다. ‘라이벌의 정석’ LG가 ‘잠실불패’ 유희관이 배수의 진을 친 두산에게 가장 아픈 일격을 날렸다.
LG는 27일 두산과의 한가위 더비를 대승하면서 기어이 팀간 전적 5할로 맞대결을 마무리했고, 두산을 4위로 끌어내렸다. 유희관의 20승 도전에 얼음물을 끼얹었으며 그에게 다섯달 만에 잠실벌 패전투수의 멍에를 씌웠다.
LG의 딱히 의도 없는 ‘어시스트’를 넥센은 살뜰하게 받아 골로 연결했다. kt와의 진땀승부를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하고 단독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홈런킹’ 박병호는 지난해 기록과 같은 시즌 52번째 담장을 넘기면서 이제 개인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서울 2개 구장에서 절박한 혈투가 벌어지는 동안, 최고의 한가위를 맞은 팀은 마산구장의 롯데다. 2위 NC를 상대로 6연패를 끊어내면서 6위 한화의 승률을 다시 따라잡았다.
아무도 안심하지 말고, 아무도 실망하지 말 것. 5위 싸움은 끝까지 간다.
↑ 두산 유희관이 27일 잠실 LG전, 2-0이던 2회 1사 만루서 임훈에게 3타점 3루타를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로 되돌아가고 있다. 유희관은 잠실구장에서 다섯달만에 패전을 기록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팀순위 3위와 9위, 선발투수의 승수는 18승(유희관)과 9승(루카스). 이래저래 기우는 프리뷰였지만, 야구는 뛰어봐야 결말을 안다. 팀의 명운과 데뷔 첫 20승의 가능성을 걸고 등판한 유희관이 올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의 ‘날벼락’ 같은 결과를 받았다.
LG는 2회 유희관의 혼을 빼는 무시무시한 공격을 퍼부었다. 4번 히메네스부터 7번 유강남까지 4타자 연속 안타로 2득점한 뒤 이어진 1사 만루서 임훈의 3타점 3루타, 문선재의 1타점 번트안타로 파워와 세기를 골고루 뽐냈다. 타자 일순한 후인 2사 1루서 돌아온 4번 히메네스가 터뜨린 2점홈런은 1⅔이닝 만에 8실점한 유희관을 기어이 끌어내린 한방이 됐다.
유희관은 지난 4월28일 kt전 이후 잠실구장 12연승, 홈 11연승을 마감한 반면, LG 루카스는 6⅔이닝을 7피안타 3실점으로 지키고 잠실구장 5연승에 성공하면서 시즌 10승째(10패)를 따냈다. LG의 이번 시즌 첫 10승 투수다.
넥센은 목동구장 에서 맞붙은 ‘꼴찌같지 않은 꼴찌’ kt와의 시즌 최종전을 연장 10회말 4-3의 끝내기 재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3연패를 탈출하면서 kt와의 첫 시즌을 11승5패로 마감했다. 넥센 서건창은 3-3이던 연장 10회말 무사 만루에서 kt 마무리 조무근에게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이날의 마지막 히어로가 됐다.
쫄깃한 경기였다. 한점차 초반 승부를 버티고 7회 양팀 벤치가 차례로 대타 작전에 성공하면서 kt의 첫 역전과 넥센의 다시 동점이 이어졌다. 역대 신생팀 최다승(52승) 타이기록에 1승을 남긴 kt의 도전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 넥센 박병호가 27일 목동 kt전 4회 1점 홈런을 때려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면서 ‘주먹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다. 시즌 52호. 자신의 시즌 최다홈런이었던 지난해 기록과 타이.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적어도 ‘외인 농사’ 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최고의 팀이다. 아쉬운 카드 하나 없는 석장의 알토란 외인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가 이날은 레일리의 효자투를 앞세웠다.
8이닝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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