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이쯤 되면 ‘5회의 사나이’로 불러도 되지 않을까. 민병헌(두산)에게는 약속의 5회다. 2차전 결정타에 이어 4차전 역전타까지 날렸다. 3차전에도 추가 득점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 모든 게 민병헌이 지난 나흘 동안 5회에 한 일이다.
민병헌의 활약 속에 두산이 웃었다(민병헌은 4차전 MVP를 수상했다). 두산은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4-3으로 이겼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승부 끝에 ‘세 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민병헌이 해결사였다. 민병헌은 5회 2사 2,3루서 타석에 섰다. 투수는 ‘삼성의 승부수’ 차우찬이었다. 민병헌의 타격감은 좋았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 두산의 민병헌이 30일 한국시리즈 삼성과 4차전에서 5회 역전 결승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민병헌은 5회의 사나이다.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2사 만루서 장원삼을 상대로 감각적인 밀어치기로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장원삼도 인정한 타격이었다. 2점을 추가한 두산은 승기를 확실히 굳힐 수 있었다.
민병헌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어제(29일 3차전)도 찬스가 많았는데 부담이 많았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가진 타격 훈련서 감독님께서 ‘좋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을 가졌다. 여러 찬스 가운데 하나라도 잘 살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한 가운데 들어와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활짝 웃었다.
승리를 확정지은 뒤 크게 포효한 민병헌은 “박빙의 승부라 누구의 집중력이 더 뛰어나느냐에 갈리는 한판이었다. 그런 가운데 이겨서 더 크게 환호했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이로써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해도 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2년
민병헌은 “2년 전에는 잠실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게 문제였다. 그때와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하다. 두 번 실패는 없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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