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세계축구 일인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여겨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12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콩그레스하우스에서 발표된다.
‘FIFA 발롱도르’는 2010년 격주간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한 ‘유럽프로축구 올해의 선수’ 개념의 ‘발롱도르’가 ‘FIFA 올해의 선수’와 통합되어 시작됐다. 유럽프로축구가 추춘제(가을~봄)임에도 ‘연간 단위’ 시상을 표방하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선수의 국적이나 참가하는 대회에 차등을 두지 않고 한해 쌓은 각자의 업적을 판단한다’는 ‘FIFA 발롱도르’ 공식정의를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원칙적으로는 유럽에서 활약하지 않는 선수가 ‘FIFA 월드컵’ 같은 국가대항 메이저에서 빼어난 활약을 한다거나 타 대륙연맹이 주최하는 클럽대항전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여도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2015 FIFA 발롱도르’는 2014-15시즌이 아닌 ‘2015년’을 기준으로 한다. 최종후보 3인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포르투갈)-네이마르(24·바르셀로나/브라질)의 ‘지난 한해’ 소속 클럽 및 국가대표팀 기록을 살펴보는 것도 수상자 발표에 앞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 숙명의 경쟁자다운 메시와 호날두
↑ 메시(왼쪽)의 ‘2015 FIFA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하나 ‘2015년’ 공식경기에서 호날두(가운데)를 압도하는 개인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네이마르(오른쪽)는 생애 첫 최종후보 포함에 걸맞은 활약을 지난 1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News1 |
현 시점에서 리오넬 메시(29·FC 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의 통산 4번째 수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트로피’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함께 2014-15시즌 후반기~2015-16시즌 전반기 스페인 라리가·코파 델레이·수페르코파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까지 다섯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의 ‘2015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이 더해진다.
반면 호날두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는 ‘2015년’ 무관이다. 포르투갈이 ‘2016 유럽축구연맹선수권대회(유로 2016)’ 예선 I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한 것은 긍정적이나 주목할 정도는 아니다. 이처럼 팀 단위 성과만 보면 메시와 호날두는 비교 자체가 민망하다.
그러나 ‘개인’으로만 따지면 호날두도 할 말은 제법 있다. 우선 ‘2015년’ 57골로 49골의 메시, 45골의 네이마르를 ‘득점력’에서는 유의미하게 앞선다. 경기당 출전시간도 87.8분으로 메시(86.9분)와 네이마르(84.0분)보다 많다. 체력적인 공헌도 더 나았다고 목소리를 높일만하다.
물론 메시는 ‘골’뿐만 아니라 기회창출능력에서도 세계 최정상급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선수다. 그러나 득점 직전 패스, 즉 ‘도움’을 합산한 공격포인트 빈도를 따지면 ‘2015년’ 메시와 호날두는 90분당 1.33으로 소수점 이하 2자리까지 같은 그야말로 용호상박이다.
메시의 ‘2015 FIFA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그 누구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나 ‘개인 활약’으로 호날두를 압도한 한해는 아니었다.
■ 프로축구와 A매치의 괴리감
메시와 호날두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지배자들과 전 시대 최고 스타 지네딘 지단(44·프랑스)-호나우두(40·브라질)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국가대표팀’이다. 지단은 1998 프랑스월드컵과 유로 2000 우승, 호나우두는 2002 한일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호나우두는 프랑스월드컵에서 비록 브라질은 준우승에 그쳤으나 인상적인 활약으로 ‘축구황제’로 공인받았다. 지단은 유로2000 제패로 메이저대회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면서 ‘프랑스 아트사커의 지휘자’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메시와 호날두에게는 아직 선배 지단·호나우두처럼 만천하가 인정할만한 국가대항 메이저대회 타이틀이 없다. 호날두는 유로 2012, 메시는 2014 브라질월드컵이나 2015 코파 아메리카가 기회였으나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는 각각 준결승과 결승에서 좌절했다. 당시 둘의 개인활약도 기대를 모두 충족했다고 보긴 어렵다.
2015년 A매치에서 메시와 호날두의 공격포인트 빈도는 90분당 0.68과 0.63에 그쳤다. 둘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경기와 비교하면 47.6%와 45.0% 수준에 불과하다. 브라질대표팀 자타공인 에이스 네이마르는 국가대항전 90분당 공격포인트가 0.71로 둘보다는 낫지만 역시 바르셀로나 경기에서 보여준 생산성의 58.2% 정도이다.
과거보다 프로축구의 비중이 커지고 A매치의 중요성이 작아지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 시대 최정상급 선수들의 국가대항전 활약 감소가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교롭게도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호날두의 포르투갈, 네이마르의 브라질 모두 최근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
■ 네이마르 최종후보 자격 충분
↑ 네이마르가 그라나다 CF와의 2015-16 라리가 홈경기 득점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바르셀로나)=AFPBBNews=News1 |
‘FIFA 발롱도르’가 등장한 2010년 이후 메시는 3차례 1위와 2번의 2위, 호날두는 1위 2회와 2차례 2위에 올랐다. 반면 네이마르는 이번이 최종후보 첫 경험이다. 2015년 기록을 봐도 다른 2명과는 격차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 1년 62경기를 소화하여 메시·호날두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뛴 네이마르도 3위 안에 들 자격은 충분하다. 프로축구와 A매치 모두 셋 중에서 최다출전이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대표로 보여준 생산성은
2015년 모든 공식경기의 공격포인트 빈도 역시 1.16으로 메시·호날두보다는 낮지만, 이들의 87.2% 수준은 된다. 호날두보다는 7살 어리고 메시와도 5살 차임을 생각하면 머잖아 둘 중 하나를 개인활약으로는 추월한 네이마르를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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