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나이스가이’ 서재응(38)이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 코리안메이저리거 1세대로서 빅리그에서 당당히 공을 뿌렸다. 한국무대로 돌아와서는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연속이닝 무실점 신기록도 세웠다. 아직 현역으로 뛸만한 여력이 남아있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쿨한’ 용단을 내렸다. 미국과 한국에서 남긴 족적이 아직 너무나 진하게 남아있어 더욱 아쉬운 ‘나이스가이’의 작별인사다.
서재응은 28일 KIA의 보도자료를 통해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KIA는 서재응의 의견을 존중해 은퇴를 받아들였고, 향후코치 등 현장 복귀를 원한다면 코칭스태프와 협의를 거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나이스가이’ 서재응이 아쉬운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서재응은 이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아마시절 혹사로 1999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했고,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을 했다. 이후 서재응은 빠르게 마이너리그 단계를 거쳐 트리플 A까지 밟았다.
그리고 2002년 드디어 메이저리거로 마운드에 섰다. 이어 2003년에는 31경기에 등판해 9승12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하며 당당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당시 타선 지원 부족과 불운등이 겹쳐 아쉽게 10승이 무산됐지만 준수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활약이었다. 칼날같은 제구력을 뽐낸 서재응에게 붙은 별명이 그래서 ‘컨트롤 아티스트’였다. 이듬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4.90으로 다소 부진했던 서재응은 2005년 14경기서 8승2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완벽한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그러나 이후 빅리그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LA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 됐지만 기대와 달리 2년간 3승12패에 그쳤다. 템파베이로 이적해 다시 도전을 이어간 서재응은 끝내 부상 여파와 부진 등을 이기지 못하고 2007년 12월 고향 광주의 KIA 유니폼을 입고 국내 유턴을 결정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번번이 10승 문턱에서 한 발자국 모자란 9승에 머물렀던 불운처럼 서재응의 야구인생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실력에 비해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하기도 했고, 부상이 자주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은퇴도 사실 이른 감이 있다. 한국 나이론 39세의 많은 나이지만 지난해 9경기서 40이닝을 소화하며 1승4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하며 아직 프로에서 쓰임새가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그러나 결국 현실은 어쩔 수 없었다. 올 시즌 최강 선발진을 구축한 KIA 로테이션에 서재응의 자리는 없었다. 불펜 보직 전환 등을 통해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깔끔한
KIA는 서재응과 협의 해 향후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서재응의 의사에 따라 지도자수업을 받을 수 있게 돕겠다는 계획이다.
환한 미소만큼이나 팬들에게 수많은 즐거운 기억을 선물했던 서재응이다. 그래서 더욱 아쉬운 ‘나이스가이’의 마지막 작별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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