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김진수(24, 호펜하임)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자신을 중용한 후프 슈테벤스 전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 뒤, 11일(현지시간) 올 시즌 들어서만 세 번째 감독인 율리안 나겔스만(28)을 맞이했다.
이번 감독 교체가 어떤 형태로든 김진수에게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한다.
분데스리가를 중계하는 김환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12일 “나겔스만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오느냐에 따라 주전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르쿠스 기스돌 전 감독은 ‘한 골 먹으면 한 골을 넣는다’는 주의로 전방 압박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김진수보다 공격 성향이 짙은 예레미 톨얀(22)을 앞세웠다. 반대로 슈테벤스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택해 더 안정감 있는 김진수를 중용했다.
↑ 김진수에게 이번 감독 교체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사진(독일 호펜하임)=AFPBBNews=News1 |
나겔스만이 기스돌의 길을 따라 걸을지, 슈테벤스의 뒤를 밟을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다만 지도 및 전술 성향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차상엽 JTBC3 FOX Sports 해설위원은 “나겔스만은 자신을 ‘완벽주의자’라고 여긴다. A지도자 자격증도 1.0(최고점)으로 통과했다. 상대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길 원한다”고 했다.
나겔스만이 롤 모델인 주젭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주창하는 점유율 축구를 선호하는 것과 맞물려, 새 감독 체제에선 멀티 능력과 빌드업을 위한 안정성, 그리고 시시각각 감독의 주문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전술 이해 능력이 요구된다.
‘안정’과 ‘전술 이해도’ 측면에선 김진수가 한발 앞섰다. 김환 해설위원은 “슈테벤스 감독이 수비를 안정화하고자 김진수를 중용”한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겔스만도 이 점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강등권인 17위에 머문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고 승점을 쌓을 필요성 때문이다.
다만 김진수에겐 사실상 윙어처럼 뛰는 톨얀과 같은 파괴력이 부족하다. 나겔스만이 과르디올라를 롤모델로 삼았다면 자연스레 필립 람(바이에른뮌헨) 호르디 알바(바르셀로나) 등과 자기팀 측면 수비수를 비교할 텐데, 더 근접한 선수는 톨얀인 것처럼 보인다.
↑ 예레미 톨얀(왼쪽)은 유스 출신이라는 강점이 있다. 사진(독일 호펜하임)=AFPBBNews=News1 |
거기에 나겔스만이 2012-13시즌 호펜하임 수석코치를 거쳐 줄곧 U-19팀을 맡으면서 톨얀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점도 변수라면 변수다. 김환 해설위원은 나겔스만이 유스팀 감독 출신인 만큼 유스 선수를 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호펜하임은 13일 베르더 브레멘 원정을 떠난다. 11일 급하게 부임한 까닭에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알아가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성인팀을 맡은 바 없어 2~3경기를 치러봐야 성향이 드러날 것”이라는 차상엽 해설위원의 말마따나 김진수의 주전 여부도 2월 말이 되어야 드러날 전망이다.
* 2015-16시즌 김진수/톨얀 스탯 비교
김진수: 출전시간 1313분 패스 성공률 74% 일대일 경합 성공률 52%, 90분당 활동거리 10.4km
톨얀: 출전시간 570분 패스 성공률 72% 일대일 경합 성공률 50% 90분당 활동거리 10.9km
* 슈테벤스 부임 전후 김진수/톨얀 출전 기록
부임 전 김진수 6경기(교체 1) / 톨얀 5경기(1골)
부임 후 김진수 9경기 / 톨얀 2경기(교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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