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24일 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이적생’ 김대우가 올라갔다. 새 팀에 합류한 지 하루 만에 17번의 등번호가 새겨진 새 유니폼을 입고 힘차게 31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올해 시범경기에 등판한 삼성의 21번째 투수였다.
삼성은 24일 현재 14번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9승 5패로 순위표 맨 위에 올라있다. 삼성이 또 하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게 있는데, 기용 투수 자원이다. 삼성은 14경기에 총 21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한화, 롯데와 함께 공동 1위.
부상에서 회복한 차우찬과 장필준이 각각 지난 19일 고척 넥센전과 22일 대구 LG전에 등판하더니 김대우까지 24일 대구 두산전에 나타났다. 일주일도 안 돼 18명에서 21명으로 늘었다. 많은 투수들이 던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고를 선택지가 많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김대우는 지난 24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대구 두산전에 구원 등판했다. 삼성의 시범경기 21번째 투수였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이제 시범경기는 3번만 남았다. 오는 29일 자체 청백전이 있지만, 개막 엔트리 구성 작업이 서서히 진행될 터. 류중일 감독도 고심이 크다. 개막 엔트리에 투수 쿼터를 12명과 13명을 두고 고민이다. 삼성은 24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02로 2위다. 윤성환, 안지만 없이도 마운드가 아주 낮지 않다. 물론, 누구는 좋으나 누구는 나쁘다.
우선 앞문부터. 선발 평균자책점은 4.68이다. 팀 평균자책점보다 나쁘다. 선발 등판 투수만 8명. 웹스터가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등판을 한 차례 거르면서 김기태가 지난 20일 고척 넥센전에 임시 선발로 나섰다. 사실상 7명인 셈이다. ‘새 얼굴’ 최충연, 이케빈도 한 차례씩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교통정리가 필요한데 ‘육성’에 초점을 맞춘 두 신인을 향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심거리. 이케빈이 2군으로 간 반면 최충연은 아직 1군에서 좀 더 프로를 경험할 기회를 얻고 있다. 단, 둘 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잘 키우려는’ 투수다.
고민은 현실적으로 뒷문이다. 은근 괜찮으니까. 그리고 교체의 폭이 클 수도 있고.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65다. 지난 19일 넥센전에서 3점 차 리드를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으나 와르르 무너지진 않았다. 안지만 없이도. 차우찬이 앞문으로 이동했어도.
권오준이 부활투(평균자책점 1.13)를 펼치며 심창민, 박근홍, 조현근 등 기존 자원도 잘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새 투수들의 분발도 눈에 띈다. 프로 통산 1군 등판이 한 번도 없는 31세의 김동호를 비롯해 좌완 사이드암으로 히트 상품을 예고 중인 임현준, 불펜의 열쇠로 떠오르는 장필준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김대우도 24일 두산전에서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 좌완 사이드암 임현준은 삼성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서 가장 주목을 받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사진(대구)=옥영화 기자 |
류중일 감독은 최근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임현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아 원 포인트 릴리프로 활용할 구상도 있지만, 개막 엔트리 등록 여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런 고민은 다른 투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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