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정인욱(삼성)은 주어진 5번의 임무는 완수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서 대체 카드 1순위로 쓰였다.
4월(선발 등판 기준 평균자책점 10.50)에는 실망스러웠다. 두 차례 선발 등판 이후 돌아온 건 2군행 통보였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기회를 부여잡았다. 지난 5월 8일 대구 SK전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그리고 지난 2일 고척 넥센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최근 5번의 등판에서 3승을 올렸다. 윤성환(7승), 앨런 웹스터(4승)에 이은 팀 내 다승 3위.
정인욱의 보직은 정확히 표현해 불펜이어야 한다. 넥센전 선발 등판도 당초 그의 차례가 아니었다. 가래톳 통증서 회복한 차우찬이 합류하면서 정인욱은 ‘6번째’ 선발투수였다.
↑ 삼성의 정인욱은 평균차잭점이 7점대(7.22)로 높지만, 5월 이후 3승을 기록했다. 삼성도 최근 그가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뒀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류중일 감독은 앞으로 선발진을 윤성환, 차우찬, 장원삼, 웹스터, 레온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욱은 불펜 이동이다. 그러나 정인욱이 선발진에 ‘좀 더’ 남을 가능성이 생겼다. 레온의 회복 속도에 따라 정인욱의 운명이 결정된다.
류 감독은 레온에 대해 “한 템포 정도 쉬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했다. 1군 엔트리서 빠진 레온은 오는 7일부터 등록이 가능하다. 7일 LG전은 차우찬이 등판할 차례다. 삼성의 계획대로라면, 레온은 8일 혹은 9일 경기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2일까지 레온의 회복 속도는 ‘적어도’ 아주 빠른 편이 아니다. 류 감독은 지난 2일 “아직 공도 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인욱이 LG와 잠실 3연전에 선발 등판할 여지도 뒀다.
레온은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동했다. 올해도 5경기 중 선발 등판은 2경기였다. 오랜만에 실전 피칭으로 어깨가 뭉칠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이야기다. 우려스런 상황은 아니다. 단, 완벽한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삼성의 입장이다.
삼성에게 정인욱 카드는 나쁘지 않다. 5월 이후 정인욱이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삼성은 4승 1패를 기록했다. 최근 4경기 연속 최소 5이닝은 책임졌다. 지난 2일 넥센전(5⅓이닝)은 그의 시즌 최다 이닝이다.
정인욱은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 승리하는 투수”라고 스스로를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그가 나갈 때마다 타선의 지원 사격도 화끈했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5월 14일 롯데전 10득점-20일 NC전 12득점-6월 2일 넥센전 14득점). 또 다른 의미의 승리 보증수표가 되고 있는 셈
류 감독은 넥센전을 마친 뒤 정인욱에 대해 “점수차가 클 때도 집중력을 유지해 공을 던져야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잘 던졌다”라고 평했다.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리고 선발진에 ‘비상’이 걸릴 경우 긴급 구호 투수로 쓰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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