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겨도 6위, 져도 6위더라.” 6월의 어느 날, 류중일 삼성 감독이 툭 던졌던 말이다.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그래서 웃기면서 슬픈 말이었다. 승수를 쌓아도 못 올라갔는데 패수를 쌓아도 안 내려갔다. 삼성은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계속 6위였다.
13일 현재 삼성의 순위는 5위. 이틀간 7위까지 내려앉았으나 지난 주말 KIA를 연파하며 2계단이 올랐다. 제자리를 맴도는 모양새다. 물론, 더 오를 수 있었다. 지난 7일 경기 승리로 4위 LG와 0.5경기차까지 좁히기도 했다(현재는 1.5경기차).
삼성은 28승 32패로 승패 마진이 ‘-4’다. 한때 ‘-6’을 찍었다. 버티는 게 ‘능사’인 상황에서 삼성은 4월 11승 12패-5월 13승 13패로 잘 버텼다. 하지만 6월 들어 4승 7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그럼에도 순위는 올랐다. 경쟁팀도 미끄러진 것. 그만큼 혼전 양상이라는 이야기다.
↑ 대구에서 6연전을 치르는 삼성은 4번타자 최형우(왼쪽)의 변함없는 활약을 기대한다. 그러나 최형우 외 다른 선수들의 분발도 요구된다. 사진=김재현 기자 |
더 이상 조금 더 져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는 없다. 삼성은 공동 9위 kt, 한화와 승차가 3경기로 좁혀졌다. 그 사이는 촘촘한 간극이다. 올해 들어 창단 첫 9위를 경험했던 삼성. 어쩌면 10위도 더 이상 남의 자리가 아닐지 모른다.
NC를 피했으나 삼성의 남은 6월 일정도 순탄치는 않다. SK(4승 2패), 두산(1승 3패), 넥센(3승 3패), kt(3승 3패), 롯데(2승 4패)를 차례로 상대한다. 만만한 팀이 없다. 그나마 SK와 상대 전적이 우위지만 피 말리는 접전이 많았다.
그 점에서 대구에서 운명의 한 주를 맞이하는 삼성이다. 1경기 승차인 SK와 외나무다리 대결이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로 추락한 SK지만 반전을 꾀할 터. 삼성의 사정이 조금 나을 뿐,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서로를 잡아야 하는 운명의 굴레다. 꼬인다면 푸는데 꽤 어려울지 모른다. 시간도 더 걸리고. 게다가 주말 시리즈까지 영향을 끼친다.
8개 구단에게 두산은 NC와 더불어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 7할 승률 팀은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삼성도 2개월 전 힘겨루기에서 밀렸다(그때와 지금은 다르겠지만).
대구 6연전이다. 삼성이 바뀌어야 할 기록 중 하나가 홈 승률이다. 새 집에 대한 적응은 마쳤을 텐데, 12승 16패로 한화(12승 19패) 다음으로 홈
올해 삼성이 한 주를 홈경기로 치른 건 2번째다. 5월 첫째 주, 넥센과 SK를 라이온즈파크로 불러들여 3승 3패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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