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하루 전날 ‘말도 안 되는’ 역전승이 3곳에서 벌어졌다. SK는 3일 전 6점차 리드를 못 지키며 충격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걱정 가득한 뒷문은 불안했다. 그렇지만 1회에만 8득점을 했다면 어떨까.
SK는 지난 14일 삼성을 4-1로 꺾고 3연패서 벗어났다. 그리고 삼성과 공동 5위. 누가 밑으로 내려가느냐의 싸움이었다. 위닝시리즈의 의미도 컸다. SK는 지난 5월 중순 문학 롯데 3연전 이후 1달 넘게 시리즈 우위를 점한 적이 없다.
최근 SK 타선은 침체됐다. 주축 타자들이 부진하니 공격의 맥이 콱 막혔다. 김용희 감독도 속이 타들어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모처럼 웃었다. 적어도 1회에는 활짝.
SK는 1회에만 무려 8점을 뽑았다. SK의 시즌 1이닝 최다 득점. 13명의 타자가 타석에 섰고, 장원삼이 59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운이 다소 따른 건 사실. 1-0으로 앞선 2사 만루서 최정의 타구를 우익수 배영섭이 잡지 못한 것. 글러브를 맞고 튄 공은 배영수 뒤쪽으로 빠졌다. 우익수 뜬공이나 우전안타가 아닌 싹쓸이 3루타가 됐다.
↑ 이재원(왼쪽)은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 2개를 날리며 SK의 대승에 이바지했다. 사진=MK스포츠 DB |
8점차 리드에도 SK도 승리를 자신하긴 어려웠다. 쓰라린 역전패를 경험한 게 며칠 되지 않았다. 그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삼성도 지난주 두 차례 뒤집기 쇼(7일 잠실 LG전-12일 광주 KIA전)를 연출했다.
선발 카드도 투수 문승원은 지난 5월 28일 문학 삼성전에서 4회를 못 버티고 7실점을 했다. 통산 삼성전 평균자책점은 11.37(6⅓이닝 8실점).
우려대로 문승원은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시작하자마자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을 했다. 2회에도 이흥련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투구수도 48개로 적지 않았다.
앞서고 있으나 8-0과 8-3은 쫓기는 입장에서 느끼는 바가 다르다. 1회 타선이 폭발했다고 계속 ‘팡팡’ 터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남은 7번 수비에서 1실점씩만 해도 역전이다. SK는 즉각 움직였다. 3회 시작과 함께 투수 교체(문승원→김승회).
결과적으로 좋은 결정이었다. SK 불펜(김승회, 정영일)은 3회, 4회, 5회 잇달아 주자를 내보냈으나 잇단 ‘더블 플레이’로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삼성은 히트 앤 런(3회)까지 실패했다. 그 사이 SK는 4회 최정의 2타점 2루타와 7회 이재원의 3점 홈런으로 삼성의 추격 의
스코어는 13-3. 삼성 타선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 류중일 감독은 “12일 경기에서 잘 쳐서 (타격이)올라가야 하는데 14일 경기서 콱 막혔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약속의 8회’가 남았다고 해도 10점차는 어려웠다. 승부도 김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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