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역대 최고 3루수를 향한 이범호(34·KIA)의 도전은 현재 진행 형이었다. 그가 이번 8월, 절묘한 순간마다 아치를 그려내며 스스로 팀 승리를 이끄는 행운의 사나이를 자처하고 있다. 다만 그의 머릿속에는 개인보다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KIA의 5강에 대한 염원만이 가득했다.
이범호의 타격감이 뜨겁다. 주장이자 팀 내 중심타자로서 물 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스스로에게 유의미한 기록을 세우더니 이제는 팀 행운의 홈런사나이로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범호는 8월 들어 총 4방의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그가 홈런을 뽑아낸 날은 항상 팀이 승리했다. 지난 8월6일 대구 삼성전서 투런포를 때렸고 팀 역시 13-6으로 승리했다. 19일 사직 롯데전 역시 솔로포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틀 전 마산 NC전 때린 한 방과 전날 삼성전 기습 선제 홈런 역시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 이범호(사진)가 최근 뜨거운 타격감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개인성적과 함께 주장으로서 팀 중심 또한 다잡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또한 이범호의 홈런은 전설을 향한 초석의 대포이기도 했다. 전날 개인통산 274개 째 홈런을 터뜨리며 종전 김동주(은퇴)가 가지고 있던 3루수 최다홈런(273개)을 뛰어넘었다. 1459경기 만에 달성한 업적. 이에 대해 이범호는 “(위 사항을) 방송서 말씀들을 많이 해주셔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최정(SK 3루수, 25일 현재 216홈런)이 따라오니깐 금방 잡히겠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개인적인 기록만 성과를 보인 것이 아니다. 이날 이범호의 아치는 팀 또한 2연승 가도로 이끌었다. 치열한 5강 혈투를 펼치고 있는 KIA 입장에서 이범호는 매 경기 알토란같은 활약을 뽐내고 있다. 그는 “마지막 2~3경기 앞두고서야 (5강행 주인이) 정해지지 않겠냐. 감독님께서 선수들이 마음을 편하게 먹도록 도와주신다. 오늘 포함 16승정도 더 하면 (가을야구가) 보일 것 같다”고 나름대로 전망치를 내놓았다.
확연히 좋아진 KIA 및 자신의 성적. 이범호가 꼽는 비결은 준비와 자극이었다. 그는 “작년엔 나도 못 쳤다. 홈런만 많이 치고···. 올해는 준비도 많이 했고 (방망이) 감도 좋은 것 같다. 또 (김)주찬이나
뜨겁지만 차분했고 또한 책임감이 넘쳤던 이범호. 그가 선보이고 있는 주장 및 베테랑의 품격이 KIA를 춤추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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