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박병호(미네소타)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실패’라고 생각할까. 적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아쉬움이 많다”라고 했다.
박병호는 28일 귀국 인터뷰에서 올해보다 내년에 대한 다짐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만큼 명예회복을 꿈꾸는 셈이다.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2년차에도 부진할 경우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다른 박병호’를 보여줘야 한다. 그게 진짜 박병호라는 걸.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62경기에 출전해 홈런 12개를 쳤다. 4월에만 6개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홈런 페이스는 팀 내 1위였다. 장타력은 인정받았다.
↑ 미국 생활의 첫 시즌을 보냈던 박병호가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
박병호는 “시즌 초반 내 생각보다 홈런을 많이 쳤다. 그렇게 홈런을 날릴 때 타율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홈런 외 타격의 정확성을 보여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를 치를수록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실망감도 생겼다”라며 “힘 대 힘의 대결에서도 내가 뒤졌다. 이건 해볼 만하다? 내가 딱히 내세울 게 없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그래도 희망을 엿봤다고 했다. 하나는 적응을 했다는 점. 그는 지난 1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적응이 필요한 시기라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라고 했다. 8개월 후 박병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부족한 게 많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건 만족한다. 또한, 적응도 잘 한 것 같다. 그게 내년 새로운 도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1년차 박병호와 2년차 박병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 다르다. 보여줘야 할 때다.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동료들과 나눈 마지막 인사에서 “올해 보여준 게 있으니 내년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준비 잘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박병호는 “지난 8월 수술 후 여러 가지 생각이 나더라. 그 중 ‘내년에 더 잘 하려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라고 했다.
↑ 미국 생활의 첫 시즌을 보냈던 박병호가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인천공항)=옥영화 기자 |
박병호는 “직접 경기를 뛰면서 피부로 느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정교함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타격 폼을 좀 더 간결하게 하려 한다. 그래야 힘 있는 투수와 맞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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