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황석조 기자] 붙박이 마무리투수 임정우(LG)가 흔들렸다. 상대가 NC이기에 내상이 더 크다. 향후 양상문 LG 감독의 불펜진운용은 어떻게 전개될까.
다 잡은 경기를 놓친 LG에게 1차전 패배는 쓰리다. 그런데 보다 쓰라린 부분은 팀 마무리투수의 난조다. 단순히 한 경기 흔들린 것에 불과할 수 있지만 상대가 NC이기에 다르다. 임정우의 이번 시즌 NC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 올 시즌 28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구원 부분 2위에 오른 임정우는 마무리 전업 첫 해인만큼 의미 있는 성적을 남긴 것이 사실이다. 다만 NC전 평균자책점이 10.13에 달했다. 6경기에 나서 1패 3세이브를 거뒀는데 단순 수치를 넘는 무엇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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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마무리투수 임정우(사진)가 플레이오프 1차전서 흔들렸다. 양상문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이후 세 경기에서 임정우는 NC를 상대로 잘 막아내며 지난 악몽을 털어낸 듯 했다. 그러나 중요했던 플레이오프 1차전, 이날 경기 LG가 완벽한 투수교체와 예상 밖 홈런으로 승리기운이 가득했기에 갑작스러운 임정우의 부진은 충격이 배가 됐다. 포스트시즌 철벽을 자랑했던 LG 불펜도 덩달아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고민은 다음 경기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임정우의 몸 상태와 투구를 보고 괜찮으면 계속 기용하겠다며 한 번의 실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의 뚝심이 드러난 부분. 하지만 경험이 적은 임정우가 정규시즌과 달리 지면 탈락이 가까워지는 중압감이 큰 포스트시즌 경기 부진을 쉽게 털어낼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NC전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사령탑 입장에서 더욱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순리를 강조하는 양 감독 스타일 상 임정우에 대해 변함없는 신뢰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다만 다양해진 옵션도 생각할 부분이다. 최근 정찬헌의 구위가 빠르게 올라왔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음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피칭. 전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1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했다. 앞서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⅓이닝 동안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1차전 경기 전 양 감독 역시 정찬헌의 합류로 불펜이 다양해졌다며 향후 연투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용도 전날 경기 끝내기 안타를 맞는 주인공이 됐지만 이미 상황이 너무 어려워진 순간 등판한 것이 사실이다. 와일드카드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 4차전에 등판해 실점 없이 배짱 넘치는 투구를 선보였다. 베테랑 이동
일격을 당한 LG와 양 감독 입장에서 크게 흔들린 임정우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다양한 옵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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