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세월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나보다. 언제나 철인 같은 모습을 유지할 것만 같았던 베테랑들의 거취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다만 분위기는 저마다 다르다. 떠나는 선수와 기다리는 선수, 그리고 갈림길에 놓인 선수까지.
시즌을 마감한 프로야구계 전반에 인적쇄신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장 오는 25일에는 내년 시즌을 함께할 보류선수 명단이 정해지며 외인선수 재계약 여부도 윤곽을 드러낸다. 이외에도 한창 자유계약선수(FA) 대상자들의 행보가 관심을 이끌고 있으며 새 외인, 신인들이 2017시즌을 분주히 준비 중이다.
반면 한 편에서는 아름답거나 혹은 쓸쓸한 단면도 펼쳐지고 있다. 바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베테랑들의 뒷모습.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스타들의 거취결정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형태가 미묘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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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홍성흔(사진)이 22일 전격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은퇴배경을 밝혔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 베테랑 타자 홍성흔 역시 그라운드를 떠난다. 그는 22일 공식은퇴를 발표했다. 우타자 최초의 2000안타를 때리는 등 18년간 경기장 안팎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였던 그도 최근 몇 년 세월을 이겨내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강한 현역의지를 내보였으나 선택은 그라운드와 작별이었다. 현실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측면이 고려됐다. 인재가 넘쳐흐르는 소속팀 두산 입장에서도 깔끔한 이별을 반길 전망.
베테랑 불펜자원 최영필(KIA)과 전성기급 기량을 뽐낸 이호준(NC) 등은 비교적 순탄하게 내년 시즌 현역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모든 베테랑 선수들이 이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구단과 줄다리기 및 방출 등의 쓸쓸한 단면도 엿보인다.
‘BK’ 김병현은 최근 KIA의 보류선수 명단서 제외되는 것이 유력해졌다. 사실상 은퇴가 예상됐으나 선수 본인은 선수생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지만 고령의 나이와 부상 등으로 기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넥센 투수 이정훈도 보류선수 명단서 제외된다. 그 역시 현역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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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병규(사진)의 거취는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그는 현재 은퇴와 이적이라는 갈림길에 놓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거취가 가장 궁금한 선수는 바로 LG의 이병규(9번)다. LG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한 시대를 달궜던 그는 팀 리빌딩 기조에 밀려 올 시즌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 밖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상 내년 시즌도 전력에 포함되기 어렵다. 은퇴와 이적의 갈림길에 놓였
시즌 내내 말을 아꼈던 이병규는 구단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고 밝혔고 최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결말은 나지 않은 상태. LG 측은 “이병규의 생각이 정리되는 것을 기다리겠다”며 다소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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